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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첨단기술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것들 ③] 느림의 미학으로 사라짐을 견디고 있는 너, 빨간우체통

이전설치·문화행사에 활용되고 있어

[산업일보]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란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가 제시한 개념으로, '기술혁신'은 낡은 것을 파괴·도태시키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변혁을 일으키는 과정이 기업경제의 원동력이라고 주창했다.


[첨단기술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것들 ③] 느림의 미학으로 사라짐을 견디고 있는 너, 빨간우체통
빨간우체통

빨간우체통, 거리의 랜드마크였는데...
빨간우체통에 편지를 조심스레 넣고, 설레는 마음으로 답장을 기다리는 여자주인공의 모습. 로맨스 영화에서 한 번쯤 나왔을 법한 장면이다. 누군가에게 꼭 전해야 할 소식을 전해주는 우체통을 과거 거리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자료에 따르면 1993년 전국에 설치된 우체통은 5만 7천 개나 됐다. 그런데 거리를 주름잡던 빨간우체통이 어느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빨간우체통, 휴대폰·이메일 등의 발달로 감소
[첨단기술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것들 ③] 느림의 미학으로 사라짐을 견디고 있는 너, 빨간우체통
그래픽 디자인=전윤성 디자이너

2011년 전국에 설치된 우체통 수는 2만1천98개였지만, 2017년 1만3천515개로 7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또한 우체통 이용물수 또한 2011년 4천793만 통에서 2017년 2천194만 통으로 큰 폭 감소했다.

16년 경력의 우체국 집배원 A씨는 “과거에 비해 우편물이 절반정도로 줄었다”며 “우체통에 들어있는 우편물도 많지 않을 뿐더러 손편지는 거의 없다. 이메일, 휴대폰 등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정사업본부 우편집배과 강현숙 주무관은 “과거에는 우체통에 넣는 것들이 일반적으로 편지가 많았다”며 “그런데 지금은 휴대폰 문자, 이메일, SNS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손편지를 쓰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우체통을 사용할 일도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철거된 우체통의 새로운 변신
강현숙 주무관은 “우체통의 감소는 곧, 우체통이 철거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철거된 우체통들 중 상태가 양호한 것들은 우체국에서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가 우편물량 수요가 있는 곳으로 이전설치 되기도 한다. 정기적으로 우체통 이용물량을 파악해 물량이 없는 곳에서, 예를 들어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생겨 우편물류 수요가 생기는 곳이 있다면 그곳으로 우체통을 옮긴다”고 전했다.

강 주무관은 “문화행사 때도 활용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축제를 할 때 거기에 임시로 우체통을 설치해 이벤트용으로 사용한다. 또한 철거된 우체통은 ‘느린우체통’으로 탈바꿈해 재설치 되기도 하는데, 이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일반 우체통과 달리 1년 뒤에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느린우체통’은 문화마케팅의 일환으로, 빠른 것을 중요시 여기는 21세기에 기다림의 의미를 일깨우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서 추억을 기념할 장소에 설치한 우체통이다.

우체통이 위치한 곳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엽서나 직접 가져온 우편물에 사연을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6개월이나 1년 뒤 해당 주소로 전달된다. 2009년 5월 인천 서구 영종대교기념관에 처음 생긴 후 서울 북악팔각정, 전남 신안군 가거도, 중부내륙고속도로지선 현풍휴게소, 경남 창원 의창구의 주남저수지 전망대와 창원의 집 후문 등에 설치돼 있다.

새로운 기술로 인해 기존의 것이 사라지는 현상에 대하여
강 주무관은 “나름 손편지 문화만의 장점이 있다. 편지를 쓴다고 하면 인사말부터 본론을 쓰고, 또 마무리 인사를 하는 과정의 정성 같은 것도 있고... 지금은 휴대폰 문자로 본론만 간단히 전달하고, 이런 것들이 보편화 돼 있다. 손편지와 우체통이 가지고 있던 정감어린 부분이 사라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어사전에 ‘편지’를 찾으면 ‘안부, 소식, 용무 따위를 적어 보내는 글’이라 정의돼 있다. 남에게 소소한 안부를 전하고 묻는 내용을 종이에 써, 입구를 동봉해, 우표를 붙이고, 빨간우체통에 넣는, 이 모든 과정이 ‘빨리빨리’한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는 어쩌면 조금은 생소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바삐 전개되는 세상을 살다 우연히 길가에 놓인 빨간우체통을 발견한다면, 잠시 멈춰 아날로그 향수를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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