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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세계의 제조공장' 부상하는 베트남, 브랜드로 팔리는 공작기계

‘공작기계, 솔더머신 및 용접기, 금속 압연기’ 총 수입액 연간 10억 달러

'세계의 제조공장' 부상하는 베트남, 브랜드로 팔리는 공작기계
그래픽 디자인=이상미 기자

[산업일보]
아세안은 첨단산업과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집중하면서 정보, 바이오, 신소재, 자동화와 기계, 자동차, 소재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아세안이 교통, ICT, 스마트도시 등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는 점도 신기술 및 부품·소재의 수출 확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인프라 투자가 단순 건설·시공에서 하이테크 및 시스템 분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과 관세청이 공동으로 발표한 ‘기업특성별 무역통계로 본 2017년 중소기업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동남아 수출액은 전년 대비 249억 달러에서 289억 달러로 13.4% 늘었다. 특히 베트남으로의 수출액이 32.5% 뛰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중소기업의 대 베트남 수출은 119억 달러에 육박하며 111억 달러인 대미국 수출보다도 많았다. 반면 중국 본토의 비중은 5년 전인 2013년 23.7%에서 21.7%로 하락했고 수출액 자체도 244억 달러에서 219억 달러로 줄었다.

하지만 무협 측은 이 통계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동남아시아, 즉 ‘아세안’에 대한 수출과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관세청이 아세안뿐만이 아니라 홍콩과 대만에 대한 수출을 대동남아 수출에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세안이 ‘포스트 차이나’로서 중국 이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에 흔들림은 없다. 최근 무역 전쟁으로 증시가 폭락하고 외환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위기감도 여기에 한몫한다.

한국과 베트남 경제협력, 기계장비로까지 확대
한국과 베트남과의 경제협력이 기존 섬유, 의류, IT 등 제조분야는 물론 교육, 보건의료, 바이오, 기계장비까지 확대되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 양국은 1992년 수교 이후 경제협력은 물론 문화 및 인적교류 등 활발하게 협력해 왔다. 한·베 양국의 교역규모는 25년 동안 100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의 투자규모도 누적기준 577억 달러로 베트남의 최대투자국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은 2015년 중고기계 수입 관련 신규 시행령을 공표하고 자국의 수입규정에 맞는 중고기계 수입만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간 국내 기계업계는 수출하는 데 있어서 애로가 많았다.

그 만큼 국산 중고기계를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각국에서 요구하는 품질보증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베트남 중고기계검사기관 승인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 제3자 검사기관으로써 국내 기계업계의 인증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세계의 제조공장' 부상하는 베트남, 브랜드로 팔리는 공작기계

기계 산업, 베트남 등 신흥국 설비투자 늘면서 수출 증가
지난 2015년 말 발효된 한-베 FTA와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계기로 2020년까지 한국과 베트남은 교역 1천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기계 및 부품소재 등 현지 수요가 많은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2017년 기계산업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수요 증가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2018년은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생산 및 수출, 수입이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이하 기산진)가 발표한 ‘기계산업 2017년 동향과 2018년 전망’에 따르면, 2017년 한해는 저유가에 따른 중동지역 투자 위축에도 불구하고 중국, 미국 등 주요국의 수요 증가와 베트남 등 신흥국 설비투자 증가 영향으로 수출이 증가했다. 수출 회복세와 함께 반도체 산업의 호황에 따른 국내 설비투자의 상승 영향으로 생산도 동반 상승했다.

5대 기계산업 중 올해 일반기계 생산은 105조 원(6.5%), 수출은 481억 불(14.6%), 수입은 420억 불(29.1%), 무역수지 흑자는 62억 불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일반기계 생산은 수출경기 회복 및 설비투자 증가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기계장치 설비투자 또한 반도체 등 수요산업의 호조세로 크게 올라 전년대비 25.5% 증가한 136조3천억 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지난 11월 기준, 중국, 미국 등 주요국 경기 회복과 베트남 등 신흥국 설비투자 증가 영향으로 1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의 건설투자 확대와 교체주기 등의 영향으로 건설기계 수요가 상승했으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 호조에 따른 설비투자 장비 수요도 크게 올랐다.

베트남 정부, 중고기계 수입 제한 정책 시행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의 기계 수출은 먹히고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만년 2위' 자리를 고수 중이다.

베트남 통계청(GSO)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으로부터 기계류와 관련 부품을 수입한 금액은 각각 6억2천901만 달러, 10억7천346만 달러에 달했다.

당해 연도 베트남의 전체 기계류 및 관련 부품 수입액 대비 36%(2014년), 40%(2015년)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일본이 독보적 위치에 있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본 공작기계 수입이 많은데는 내구성과 품질에 대한 신뢰가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일본 제품이 고가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의 최대 공작기계 수입국이었던 까닭은 일본산 중고품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베트남 기업 98% 가량은 중소 또는 그 이하의 영세 기업이다. 재정마련이 순탄치 않다. 일본산 공작기계는 일반적으로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한 중고품에 수요가 높은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하지만 영원한 1등은 없다. 2016년부터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베트남의 최대 공작기계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세계의 제조공장' 부상하는 베트남, 브랜드로 팔리는 공작기계

호치민무역관이 조사한 내용을 보면, 2015년 중국은 베트남의 공작기계 수입국 3위였으나, 중고기계 수입이 제한되기 시작한 2016년에 공작기계 수입국 1위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으로 밀어붙였다.

중국산 상품은 품질이 낮다는 인식이 팽배해서 중국의 중고기계를 구매하기 보단 일본의 중고기계를 수입했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신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했다. 중국은 금속압연기나 솔더머신 및 용접기 부분품 수출에 두각을 보였고, 레이저나 라이트 빔 등 목공 작업에 쓰이는 금속 공작기계에 강하다고 호치민무역관 측은 전했다.

사실 베트남 정부는 산업화와 기계화를 장려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중고기계에 대한 수입 제한 시행령을 2016년부터 발효 중이다. 베트남으로 중고기계를 수출하려면, 연식은 제조년으로부터 10년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안전·에너지보호·환경 품질이 베트남 국가기술규정(QCVN) 또는 베트남 기준(TCVN), G7 국가 규정을 준수한 상품만 가능하다.

품질 문제나 환경 오염, 기술 문제 등을 이유로 해당 중고 기계의 사용을 금하거나 베트남 과학기술부가 사용에 제한을 둔 경우, 베트남으로 수출할 수 없다.

법적으로는 중고기계 수입이 예외로 허용될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실현한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베트남 호치민무역관 측은 회사의 고정자산으로서 기계를 수입하는 경우, 특정 조건에 부합한다면 신제품이든 중고기계이든 관세 감면은 표면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대신, 베트남 정부가 투자를 장려하는 분야의 사업이어야 하고, 베트남 소재 기업이 투자 프로젝트를 위해 중고 기계를 수입할 시, 관련 통관 세관에 투자등록증서(IRC, Investment Registration Certificate)와 함께 해당 프로젝트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중고기계 잠정 목록을 제출하는 경우 중고기계 수입이 예외로 허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 역시 사실 지침이 정확히 명시돼 있지는 않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계 수입 시행령 개정이 최종 결정되면 2019년 1월1일부터 발효될 가능성이 있다. 시행령 개정 결정은 단순 상업 목적이 아닌 기업의 생산활동을 돕기 위함"이라고 설명한 뒤 "작업 효율성 및 환경 기준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등 몇가지 조건도 충족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일본과 중국 틈바구니에 낀 한국, 튼튼한 입지 챙겨
한국은 2015년과 2016년에 베트남의 상위 두 번째 공작기계 수입국으로 입지를 굳혔다.

베트남 바이어가 생각하는 한국산 공작기계에 대한 인식은 다른 나라보다 가격경쟁력도 좋고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그러나 최근 대만 기계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고, 관련 부품도 특정 기계에 한정돼 있어 베트남의 수요를 모두 수용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호치민무역관이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호치민시 소재의 한 공작기계 수입업체는 일본 공작기계를 찾는 사람은 꾸준한데 비해 한국산 공작기계의 수요가 한국투자 기업에 편중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상품의 품질과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베트남 수입업체들은 다양한 한국산 공작기계를 취급하기 바라지만, 극히 한정적이어서 현지 고객의 수요를 발굴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국산 공작기계의 품질은 인정받고 있지만, 중국 제품의 다양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에 비해, 중국산 공작기계는 취급 품목이 상대적으로 다양해 더 빠른 시간 내 원하는 모델을 쉽게 찾을 수 있고 품질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계의 제조공장' 부상하는 베트남, 브랜드로 팔리는 공작기계

수출 잠재력 큰 국가, 베트남 인니 태국 싱가포르 順
그렇다면 국내 기업은 베트남 시장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협이 지난 9월 수출기업이 본 아세안 수출 및 투자 잠재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수출 잠재력과 투자진출 면에서 가장 유망한 국가라고 생각했다.

수출 잠재력이 가장 큰 국가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꼽은 기업은 전체의 80.9%, 향후 투자진출을 희망하는 국가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꼽은 기업은 전체의 75.2%에 달했다.

개별 국가별로 수출 잠재력이 큰 국가는 베트남(64.0%)이 1위를, 인니(16.9%), 태국(5.0%), 싱가포르(4.7%), 말련(3.7)이 그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투자진출을 희망하거나 투자 이점이 가장 큰 국가로도 베트남(60.4), 인니(14.8), 태국(6.3), 싱가포르(6.0), 말련(4.3) 등을 꼽을만큼 베트남 시장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경제 성장에 따라 산업구조 및 내수시장이 빠르게 변화 중”이라면서 “베트남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 소득 증가로 인한 소비지출 확대, 한국에 대한 높은 호감도, 한-베 FTA 등을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자동차부품, 금형·기계, 화장품, 유아용품, 건설 관련 자재 및 장비, Silver 산업 관련 제품 등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영건 기자 ayk2876@kidd.co.kr
안영건 기자 ayk2876@kidd.co.kr

산업분야 최고의 전문기자를 꿈꾸고 있습니다. 꾼이 꾼을 알아보듯이 서로 인정하고 인정받는 프로가 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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