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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2019년 新 트렌드] 고객 갑질 STOP! ‘워커밸’ ②

근로자-소비자 균형 중요, “블랙 컨슈머 퇴치해 감정노동자 보호하자”

[산업일보]
일명 ‘감정노동자 보호법’이라고 불리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된 지 두 달이 훌쩍 지났지만, 현실은 여전히 만연한 ‘고객 갑질’에 허덕이고 있다. 악덕 진상 소비자, 이른바 ‘블랙 컨슈머’의 극성에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그저 두 눈을 감고 입꼬리를 올릴 뿐이다.

2018년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을 통해 일과 삶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Work-Life-Balance)’이 사회를 들썩인 한해였다면, 2019년에는 ‘고객 갑질’이 만연한 사회에서 근로자와 소비자 사이의 평등한 관계, ‘워커밸(Worker-Customer-Balance)’이 새로운 키워드로 등장하며 사회에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사회에 깊숙이 자리한 이같은 갑-을 관계의 형성 원인과 효율적인 ‘워커밸’ 실현 방안과 관련, 전문가를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 "워커밸 장애물, ‘인터넷 발달’과 ‘개인주의적 성향’"
[2019년 新 트렌드] 고객 갑질 STOP! ‘워커밸’ ②
성신여자대학교 소비자 생활문화산업학과의 허경옥 교수

성신여자대학교 소비자 생활문화산업학과의 허경옥 교수는 근로자에게 지나치게 좋은 대우를 받길 원하는 이른바 ‘블랙 컨슈머’가 등장한 배경으로 ‘인터넷의 발달’과 ‘현대인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꼽았다.

허경옥 교수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발달로 인해 타인이 제공받은 서비스와 본인이 겪은 서비스를 쉽게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의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개인의 문제도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짚은 허 교수는 “사회 내에서 ‘개인주의적 성향’이 날로 짙어지며, 과거에 비해 자신이 지불한 돈에 대한 가치와 인식이 달라진 것도 악성 소비자가 등장하게 된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허 교수는 “가정과 직장 등에서 쌓인 소비자의 스트레스가 아르바이트생이나 점원, 전화 상담사에게 쏟아지는 것도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어지는 사회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라며 “그동안 참아왔던 스트레스를 자신보다 약자를 만났다는 생각에 엉뚱한 곳에서 표출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톨레랑스 부재’와 ‘고객 만족 경영’, 감정노동자 생산하는 악순환의 원인"
[2019년 新 트렌드] 고객 갑질 STOP! ‘워커밸’ ②
한국감정노동인증원의 박종태 원장

한국감정노동인증원의 박종태 원장은 “한국 사회에 유교 문화는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지만, 타인으로부터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타인에 대해서도 존중해줘야 하는 ‘톨레랑스’ 정신은 현저히 부족하다”라고 꼬집었다.

박종태 원장은 “비약적인 기술 발전으로 성장을 도모하던 1980~90년대에, 한국 기업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객 만족 경영’을 내세우기 시작했다”라며 “‘친절’ 중심의 서비스가 ‘고객은 왕’이라는 강한 논리를 낳았고, 실제로 그렇게 믿고 행동하는 고객들이 오늘날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성장을 위해 힘쓰던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이 신과 같은 존재였지만, 이제는 ‘고객이 왕’ 등의 경영 사조가 역으로 기업을 옥죄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 박 원장은 “‘고객 만족 경영’과 같은 관행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죄 없는 감정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2019년 ‘워커밸’, 어떻게 실현해야 할까
[2019년 新 트렌드] 고객 갑질 STOP! ‘워커밸’ ②

박종태 원장은 “기업, 노동자, 공공기관, 소비자가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라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역할이다. 근로자의 감정 노동은 실질적으로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점에 발생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업무중단권·업무재량권, 이익저해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매뉴얼 개발 등과 같이 기업이 감정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노력이나 활동이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부 기관에서도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실질적인 조치의 입법화를 위해 힘써야 하며, 소비자는 근로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소비문화를 지향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허경옥 교수는 “법보다 사회적 합의가 더 중요하다”라고 힘줬다.

허 교수는 “소비자의 기대를 반영해 법이 움직이는 것은 아주 이상적인 일이나, 법은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 논리, 요구를 반영해 아주 천천히 변화한다. 따라서 근로자와 소비자 사이의 균열을 해소하기 위해 법적으로만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양자가 머리를 맞대고 질적인 소통을 통해 함께 고민해나가는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라고 말한 허 교수는 “파급력이 큰 TV 프로그램이나 센터를 통해 함께 사회적 인식을 향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근로자와 소비자 사이의 적정한 합의점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최수린 기자 sr.choi@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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