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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조선업계 뒤흔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승자의 저주’로 이어지나?

2거래일 동안 주가 11% 하락…삼성중공업은 반사이익 기대

조선업계 뒤흔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승자의 저주’로 이어지나?

[산업일보]
지난 설 연휴 시작을 이틀 앞두고 공식적으로 발표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발표는 우리나라 조선업계 나아가 경제계 전체에 큰 파급력을 미쳤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55.7%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향후 진행상황에 대한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유력한 것은 국내 조선업계가 그 동안의 BIG 3 구조에서 벗어나 ‘BIG 2’로 재편되면서 경쟁력이 한 층 제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설 연휴가 지난 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서 얻는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새로 그려지는 조선업계 지형도, 조선산업 회복 촉진 기대

조선업계 뒤흔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승자의 저주’로 이어지나?


현대중공업은 지난 31일 지분교환 방식을 통해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상장돼 있는 현대중공업을 중간지주 성격을 갖는 조선합작법인(상장유지)과 비상장인 사업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을 한다.

분할이후 조선합작법인은 분할된 현대중공업, 삼호 및 현대미포조선을 보유한 중간지주사가 된다. 조선합작법인은 산업은행으로부터 현물출자를 받는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취득하게 되고 그 대가로 우선주 1조2천500억 원 및 보통주 600만9천570주를 발행한다. 조선합작법인의 신주확정발행가액은 주당 13만7천88원이고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현물출자확정가액은 3만4천922원이다.

주식교환이 이뤄지면 조선합작법인은 분할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호 그리고 현대미포조선의 대주주인 최대의 조선지주사가 되고 산업은행은 조선합작법인의 2대주주가 된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서 조선합작법인은 1조2천5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하고 현대중공업 지주는 기존 지분율에 해당하는 만큼 증자에 참여한다. 조선합작법인은 유상증자 대금과 기존 유보자금으로 대우조선해양에 3자 배정 방식으로 1조5천억 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조선합작법인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약 68%정도 보유하게 된다.

한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제공한다는 시비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 경쟁사인 삼성중공업에도 동일한 조건의 인수를 제안한다. 기한은 2월 28일까지 이고 삼성중공업이 인수제안을 할 경우 산업은행은 3월 4일까지 인수조건이 더 좋은 회사를 선정해서 3월 8일에 본 계약을 체결하는 일정이다. 삼성중공업이 기한 내에라도 인수포기의사를 공식화하면 3월 8일 이전으로 계약일이 조정될 수도 있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이학무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인수를 포기하거나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아서 이번 딜이 성사되면 세계 최고의 조선사가 국내에 탄생하게 되는 것으로 국내 조선산업에는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며, “특히, LNG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는 조선업 시황도 더 장기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영실적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투자심리는 ‘냉랭’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의 품에 안길 경우 국내 조선업의 경쟁력이 상승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기대감이었으나, 정작 투자자들의 시선은 냉혹하기만 했다. 발표가 있은 후 당장 2거래일 사이에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무려 11%나 하락했다. 가장 큰 원인은 현대중공업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희석 우려에 기인한다.

현대차증권의 배세진 연구원은 향후 주가의 변수를 크게 세 가지로 제시했다. 우선, 시장에서 조선합작법인을 지주회사로 밸류에이션을 하는지 여부, 조선합작법인의 1조2천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발행가액, 마지막으로 자금 부족 시 대우조선해양에게 추가로 지원하게 될 1조원에 대한 조달 방법이다.

1조2천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가치 희석률은 아직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신주발행가액이 결정되지 않아 향후 주가등락에 따라 희석률이변동할 것으로 보인다. 신주발행가격 10% 하락 시, 추가로 증가하는 주식 수는 약 108만 주(총 발행 주식 수 대비 1.5%)로 추정된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에 1조원 규모의 금액을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2018년 3분기 말 기준, 현대중공업(별도)의 순현금은 1천370억 원 수준으로 자금조달에 대한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주가의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배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유상증자 후 예상되는 BPS(주당 순자산가치) 조정분은 기존대비 -7~-12%로 추정한다”며,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 2~3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해야 하는데, 현대중공업 주가는 최근 2거래일 동안 11% 하락하면서 따라서 BPS 하락효과는 주가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김현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기존 주주들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좋은 기업을 인수한다고 해도 본인이 보유중인 지분의 가치가 제3자로 인해 크게 희석 된다면, 거부감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전제한 뒤, “발행주식수 증가에 따른 지분율 희석과 대우조선해양 지분가치의 밸류에이션 이슈는 노이즈로 작용하겠지만, BPS 감소폭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지나친 우려는 실익이 없다”고 언급했다.

삼성증권의 한영수 연구원은 “인수 주체로 확인된 현대중공업 주주들은 생각보다 많은 비용을 감내해야 하는 상태인데, 무엇보다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개선을 위한 추가 유상증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또한 유상증자 가격에 따라 전체 기업가치가 크게 변동하게 된다는 점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 또한 분할 후 회사가 ‘지주회사’의 성격을 갖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보유하게 되는 모든 자회사가 모두 ‘조선’이라는 동일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할 후 일부 투자자들이 중간지주를 순수조선사가(pure player) 아닌, 일종의 복합기업으로 평가할 경우 이들은 동사가 보유한 자회사들 가치에 할인율 적용을 주장할 가능성. 즉 valuation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삼성중공업, 들러리가 아닌 최대 수혜자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조선업계 뒤흔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승자의 저주’로 이어지나?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인수의향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입찰을 하는 것으로 추가 응찰자가 없으면 인수의향자가 최종 인수예정자로 확정되지만 더 나은 조건을 낸 응찰자가 있으면 기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에 현대중공업 측이 제시한 조건을 전달했고, 삼성중공업은 이를 검토해 2월 28일까지 인수전 참여여부 및 조건을 회신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수주체가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삼성그룹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영수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주주들이 업종 재편의 대가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서 파생되는 불확실성과 유상증자, 차입금 증가를 받아들여야 상황인 반면, 삼성중공업은 아무런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업황 개선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김진성 기자 weekendk@kidd.co.kr

안녕하세요~산업1부 김진성 기자입니다. 스마트공장을 포함한 우리나라 제조업 혁신 3.0을 관심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그 외 각종 기계분야와 전시회 산업 등에도 한 번씩 곁눈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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