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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잠재성장 1%대 하락 전망

민간투자 성장기여도 금융위기 수준까지 추락

한국 경제, 잠재성장 1%대 하락 전망

[산업일보]
한국의 잠재 성장률은 2.5%, 투자부진과 생산성 둔화가 겹칠 경우, 잠재성장률 역시 극도로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간투자의 성장기여도가 금융위기 수준까지 추락한 상태에서 민간투자 부진이 지속되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극도로 저하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6일 발표한 ‘최근 민간투자 부진의 배경과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민간투자가 경제성장에 얼마나 공헌했는지 보여주는 민간투자 성장기여도가 올해 상반기 -2.2%p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했다'면서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민간투자를 되살리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 자료를 보면, 실제로 민간투자의 성장기여도는 2017년 2.8%p에서 2018년 -0.8%p로 급락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2.2%p로 떨어져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상반기(-2.7%p)와 비슷한 수준이다. 민간투자가 GDP 성장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민간투자 지표는 ‘민간 총고정자본형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총고정자본형성은 설비투자, 건설투자, 지식재산생산물 투자 등의 합계로 생각하면 된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최근 한국의 투자급감은 선진국의 양호한 투자증가와 대조적인 모습”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은 감세정책, 적극적 산업정책 등에 힘입어 민간의 혁신투자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2018년 설비투자 증가율을 비교하면 한국은 -2.4%로 하락했지만, 미국(7.5%), EU(4.4%), 일본(4.0%) 등 주요 선진국은 4%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했다.

이 보고서는 투자부진과 생산성 저하에 대한 획기적 조치가 없으면 잠재성장률이 1%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 봤다. 잠재성장률이란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일컫는다.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을 추정한 결과, 올해 2.5%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향후 잠재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선 '한국은 생산인구감소, 근로시간 축소 등으로 노동투입이 빠르게 감소하는 가운데 자본축적이 둔화되면서 단기간 내에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SGI는 2018년, 2019년과 같은 투자부진이 지속되고 생산성 둔화가 동시에 진행된다면 2020~2024년 잠재성장률은 올해의 절반 수준인 1.2%로 추락할 것으로 점쳤다. 내년 이후에도 잠재성장률을 올해 수준(2.5%)으로 유지하려면 연평균 4% 이상의 투자 확충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SGI는 최근 민간투자 부진의 3대 요인으로 ▲기업소득 감소 ▲수출환경 악화 ▲구조조정 지연을 꼽았다. 우선, 기업소득이 감소했다.

보고서는 '기업소득은 2015~17년 평균 12.9조원에서 2018년 -35.4조원으로 급감하면서 기업의 투자여력이 줄었다'면서 '2018년 기준 영업잉여는 -6.1조원, 재산소득은 -10.1조원으로 크게 줄어든 반면, 법인세율 증가 등으로 직접세 부담은 13.2조원으로 늘었다는 점을 설명했다.

수출환경 악화도 걸림돌이다. 글로벌 수요둔화로 인한 수출의 감소는 국내 설비투자 감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국의 경우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율 간 상관관계는 0.64로 매우 높고, 올해 수출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지속함에 따라, 설비투자도 감소하고 있다.

일본 수출 규제로 투자 불확실성 더욱 높아져
해외에서 소재부품을 수입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반도체 기업 A사는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수주량이 3개월 전보다 30% 급감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에 대한 일본의 핵심부품 수출규제까지 더해질 경우 내부적으로 하반기 설비투자 계획을 전면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구조 조정 지연도 문제다. 전기전자, 기계·운송장비 등 국내 주력산업들은 이미 성숙기에 진입하고 신성장 산업은 미흡해 한국의 투자 한계생산성은 하락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이끌었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투자마저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이를 이어 신규 투자를 촉진시킬 신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SGI는 민간투자 확대를 위한 4대 방안으로 ▲법인세 인하 ▲투자 세제지원 강화 ▲규제환경 개선 ▲경제정책의 예측가능성 제고를 제언했다. 가장 먼저 법인세 인하를 촉구했다. OECD 평균 법인세는 하락하고 있지만 한국의 법인세는 최고세율이 인상됐다. 경쟁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법인세 부담을 낮춰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 투자 세제지원 강화도 요청했다. SW, R&D, 브랜드, 디자인 등과 같은 무형자산은 경제전체에 파급효과가 크지만 리스크가 높아 과소 투자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선진국처럼 무형자산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우호적 세제지원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다.

규제환경 개선도 요구했다. '한국은 2018년 기준 OECD 상품시장규제 순위(30위), 주요국 진입규제 순위(38위)가 하위권을 면치 못할 정도로 규제장벽이 높다'고 지적한 뒤 “산업구조 조정을 가속화되고 민간의 혁신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네거티브·사후규제 확대, 적극 행정 등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겹겹이 규제로 투자 골든타임 놓칠 위기
경남 소재 B사는 휴대폰케이스와 호신용품을 결합한 상품을 세계 최초로 내놨다. 해외바이어들도 좋은 반응이었지만 겹겹이 규제환경으로 투자의 골든타임을 놓칠 위기다. 2년간 전자충격기 판매기준, 블루투스 인증, 전자파 규제 등 모든 기준을 충족해 왔지만, 그동안 해외에서 유사제품이 출시돼 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사 1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투자애로 주요요인으로 응답기업의 42%가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지목했다. <비용부담 24%, 수요부진 23%, 규제 11%> 보고서는 '기업들이 국내 투자 환경을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해 정부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민간투자가 부진하면서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정부 성장기여도가 민간 성장기여도를 역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부진이 잠재성장률마저 갉아먹지 않도록 정부는 투자확대를 이끌어낼 전향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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