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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차량용 배터리, 동남아에서 가격 경쟁력 밀려 주눅

필리핀, “韓 제품, 품질·기술력 높지만 가격 경쟁력 낮아”

한국 차량용 배터리, 동남아에서 가격 경쟁력 밀려 주눅

[산업일보]
전기자동차의 부상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단연 배터리 시장이다. 높은 기술력과 품질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배터리 시장이 동남아시아 국가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최근 발표한 ‘필리핀 차량용 배터리 시장 동향’에 따르면, 경제 성장에 힘입어 필리핀 내 차량 보유율이 증가함에 따라 배터리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국 제품의 수요는 반대로 하락세를 타고 있다.

필리핀 내 차량용 배터리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제 성장 등의 긍정적 요인과 더불어 열대 기후와 폭우 등 배터리의 수명을 단축하는 기후의 특성까지 겹쳐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필리핀 도로교통청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기준 차량의 신규 등록은 총 147만 건으로, 136만 건을 기록한 전년 대비 약 7.4%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한국은 높은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품질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Global Trade Atlas의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필리핀의 차량용 배터리 수입국 중 상위 4위까지가 태국과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등 주변 동남아 국가의 저렴한 제품의 국가다. 한국은 6위에 들었다.

KOTRA의 김태형 필리핀 마닐라 무역관은 “한국 제품은 좋은 성능으로 품질 면에서는 다른 국가 제품에 비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라 수요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동남아 국가들끼리 맺은 아세안 물품 무역 협정(ATIGA)도 한국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 연합은 한-아세안 FTA(AKFTA)를 맺어 15%의 수입 관세율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동남아 국가 간의 협정 관세율을 0%로 지정한 ATIGA 앞에서는 이마저도 무용지물인 셈이다.

이에 김 무역관은 한국 기업에 “필리핀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차량용 배터리는 현지 제조품이거나 값싼 주변 동남아 국가의 제품”이라며 “한국 기업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제품의 품질은 유지하며,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최수린 기자 sr.choi@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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