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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심층기획] 서울시 누비는 ‘수소택시’ 동행 취재해보니…충전소가 1곳 뿐?

소음·냄새 없고 연료 효율 좋지만…현저히 부족한 충전소 인프라에 ‘막막’

[심층기획] 서울시 누비는 ‘수소택시’ 동행 취재해보니…충전소가 1곳 뿐?
삼환운수 차고지에서 만난 수소택시
[산업일보]
푸른 수소를 닮은 수소택시. 국회 수소충전소와 함께 화려히 등장해 서울시를 누비기 시작한 지 5개월여가 지나가고 있지만, 주변에서 흔히 만나기가 쉽지 않다. 전국적으로 11대만 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에는 총 11대의 수소택시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9월 10일에 착수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주최의 ‘수소택시 실증사업’을 위한 수소택시 10대와, 마산의 개인 수소택시 1대가 전부다. ‘수소택시 실증사업’은 산업부 산하기관인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과 한국자동차연구원, 삼환운수(5대)와 시티택시(5대)가 공동 수행하고 있다.

지난 150여 일의 기간 동안 수소택시는 어떤 여정을 걸어왔을까. 본보 기자는 수소택시를 운행 중인 삼환운수를 찾아 수소택시를 직접 시승, 밀착 취재했다.


푸른 수소 닮은 ‘수소택시’와의 첫 만남
오전 10시. 삼환운수 차고지에서 이성우 관리부장을 만났다. 그는 수소택시에 대한 운전기사의 반응을 묻자 “너무 좋죠. 하루에 반나절 이상을 차 안에서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지난 가을에 처음 도입됐을 때는 냄새와 소음이 없는 수소택시에 너도나도 타겠다고 했어요. 배차부장이랑 머리 맞대고 무사고 경력 따져가며 엄선해서 뽑았죠”라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파란 ‘수소택시’ 옷을 입은 현대자동차 넥쏘(NEXO)가 차고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운전석에서 운전기사 이창현 씨가 내렸다. 이 씨는 경력 13년의 베테랑 운전기사다. K5와 소나타, 로체 등 대표적인 택시용 LPG 차량을 몰아왔다.

조수석에 탑승한 후 안전밸트를 매자 수소택시가 시동을 걸고 충전소가 위치한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동이 없었다. 소음도, 냄새도 없었다. 바람 소리와 옆 차선의 엔진 소리만 희미하게 들릴 뿐이었다. “정말 조용하네요”라는 기자의 첫 마디에 이 씨는 “내연기관이 없으니까요. 운행 멈추고 시동 다 꺼도 마후라(머플러)에서 물밖에 안 떨어져요”라고 답했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서울시 기준, 승용수소전기차는 1시간 운행 시 성인 70명이 들이마시는 공기 정화 효과가 있다. 같은 조건 아래, 수소 버스는 성인 600명의 공기 정화 효과를 보인다. 정말 ‘움직이는 공기청정기’라는 별칭이 딱 어울린다.

[심층기획] 서울시 누비는 ‘수소택시’ 동행 취재해보니…충전소가 1곳 뿐?
[사진=신상식 기자] 버튼구동식 수소택시(현대자동차 넥쏘) 내부 모습

기어도 없다. 기어의 자리는 자잘한 버튼이 대신하고 있다. 가로로 넓은 화면에는 수소연료탱크 게이지와 가장 가까운 수소충전소까지의 거리가 표시돼있다.

이 씨는 “적응 기간은 처음 2~3일 정도 걸렸어요. 기어에 익었던 손을 어디에 둬야 할 지 처음에는 그랬죠”라며 “그 후로는 차가 워낙 조용해서 드라이브(D)인지 파킹(P)인지 구분이 안 가기도 하고, 그런 경우에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앞차랑 충돌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기도 하죠”라고 설명했다.


수소택시 충전소, 단 1곳 뿐?…“그렇다”
수소연료는 LPG와 가격은 비슷하나 평균 100~120km가량 더 달릴 수 있다. 한번 완충(700bar) 시, 서울 시내 기준 에코모드 주행가능 거리는 550km다. 이렇듯 수소차가 내민 만족스러운 수준의 성적표에도 택시 운전기사들은 아직 ‘만점’을 주기 멀었다는 눈치다. 현저히 부족한 ‘수소충전소’ 때문이다.

서울시 내에는 현재 여의도(국회)와 상암, 양재로, 총 세 곳의 수소충전소가 있다. 하지만 영업용 택시가 이용할 수 있는 충전소는 여의도 한 곳 뿐이다. 양재의 경우 최대 50%(350bar)까지 밖에 충전이 안 되며, 상암 충전소는 무료로 운영된다는 이유로 영업용 택시의 진입을 막았다.

상황은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24시간 운행하는 택시와 달리, 국회 수소충전소의 운영 시간은 오전 8시에서 오후 10시다. 새벽 운행 중, 연료가 부족해도 별 수가 없다. 차량 한 대당 충전 시간도 짧지 않다. 충전 자체에 들어가는 시간은 5분이하지만, 압을 올리고, 얼어버린 주입구가 녹아 내리기까지 대기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수소차 한 대당 평균 20분 정도의 충전 시간이 소요된다. 앞에 2~3대만 있어도 한 시간 이상의 대기시간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심층기획] 서울시 누비는 ‘수소택시’ 동행 취재해보니…충전소가 1곳 뿐?
[사진=신상식 기자] 본보 기자(우)와 인터뷰 중인 수소택시 운전기사 이창현 씨(좌)

이 씨는 “최장 대기 시간이 2시간 30분인가 그래요. 할 것도 없고 어디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영업 시간에 여기에서 가만히 기다려야 하니 손해가 적지 않죠”라고 말했다.

산업부 자동차항공과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운영하는 양재 충전소는 지난해 12월 고장이 나서 현재 영업이 잠정 중단됐다. 재가동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설상가상으로, 서울시가 운영하는 상암 충전소는 350bar의 충전 압력을 700bar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3월까지 보수 기간에 들어갔다. 결국, 현재로써는 서울시 내 모든 수소차가 국회 충전소를 이용해야만 하는 난국이다.

이 씨는 “아직까지는 10대의 택시만 있기에 버틸 만한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택시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라면 수소충전소 등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구축은 필수죠. 하염없이 충전소에서 기다리다보면, ‘수소경제’ 이런 것이 진짜 ‘보여주기식’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라며 “최근에 인천 논현동에 한 곳이 생기고 나서 대기 시간에 대한 부담이 실제로 많이 줄어들긴 했어요. 조만간 강동구 상일에도 한 곳이 생긴다고 하더라고요”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현재 전국에는 서울시 3곳을 포함해 총 34기의 수소 충전소가 위치해있다. 산업부는 2022년까지 총 310기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라 밝혔다. ‘수소택시 실증사업’을 위한 수소택시 또한 2020년 10대가 추가 도입돼 2022년까지 총 20대의 수소택시가 운행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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