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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코로나19에 더 빛난 ‘착한 기업’은 어디?…선행의 손길 이어져

마스크 무료나눔부터 생필품 배송까지…작은 나눔, 큰 감동 실천해

[산업일보]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온 나라를 들쑤시고 있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는 듯하다. 확진자 증가세는 한 풀 꺾였다지만, 국내 산업인에게 한숨을 돌릴 여유란 없다. 어디부터 손 대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 코로나19의 태풍이 지나간 자리를 그저 허망히 바라만 볼 뿐이다.

코로나19의 아픔을 나누고자, 대기업과 운동선수, 연예인의 기부 행렬이 줄을 잇는다. 입이 떡 벌어지는 액수에 눈이 자꾸만 숫자에 가 꽂힌다.

그런데 여기, 물질에 구애받지 않고 순수히 온전한 ‘마음’을 전하는 기업이 있어 눈길이 간다. 양질의 베풂은 숫자가 아닌 마음에서 충분히 우러나올 수 있다는 것을 톡톡히 보여준 이들을 만나봤다.


코로나19에 더 빛난 ‘착한 기업’은 어디?…선행의 손길 이어져
한국주방산업이 마련한 '마스크 무료나눔' 현장

‘선행 전염성’, 코로나19를 이기다
지난 3일, 강릉의 한 업체 앞에 아침 일찍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업소용·가정용 주방기기 및 용품을 제작·판매하는 한국주방산업의 부지에서다.

한국주방산업의 구도형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마스크 수급난으로 인한 ‘강릉 주민들의 어려움’에 초점을 맞췄다. 급등한 가격의 마스크 조차도 구하기 힘들어 막막한 주민들부터, 인터넷 사용에 미숙해 마스크 구매에 어려움을 겪어 온 어르신들까지. 구 대표는 고민 끝에 마스크 1천500장을 내밀었다.

구 대표는 무료나눔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한 질문에 “1매에 600원에서 1천 원가량 하던 마스크의 가격이 당시 4천 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일회성 소모품을 그 가격에 구하는 것조차 우리 같은 서민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히나 인터넷을 잘 못 하시는 어르신들의 어려움은 더욱 컸죠. 이럴 때일수록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주방산업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본 기업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발 수입에 차질을 겪으면서 선 주문된 제품을 납품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똑같은 제품을 구하지 못한 기존 고객의 이탈 문제에도 달리 수습할 방법이 없었다. 이번 선행이 여유가 있어서 쉽게 내릴 수 있었던 결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 대표는 오히려 ‘마스크를 받지 못하고 돌아간 이들’에게 마음이 더 쓰이는 듯했다. 1인 2매로 한정해 750명에게 무료나눔을 진행했지만, 그는 751번째부터의 주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구하는 과정도 어려웠고, 매입하는 가격 또한 비쌌지만, 지금은 제 개인의 이익보다 마스크를 한 분이라도 더 착용해 이 사태를 함께 극복하는 데에 힘을 보태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20분 만에 준비한 1천500장의 마스크가 모두 동이 났었습니다. 받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분들의 뒷모습이 아직도 죄송스러워 눈에 아른거립니다.”

하지만 구 대표의 따뜻한 마음은 다행히도 주민들에게 충분히 전해졌다. 한 강릉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당시 나눔에서 받은 마스크를 어르신에게 양보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구 대표와 한국주방산업의 직원들이 한데 모여 만든 온정이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또 다른 온정을 낳은 것이다.

코로나19에 더 빛난 ‘착한 기업’은 어디?…선행의 손길 이어져
(주)에스제이파우더가 이웃 기업을 위해 준비한 마스크

“우리 다 같이 힘내야죠”
화성시에 위치한 분체도료 제조업체 (주)에스제이파우더는 대구와 부산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사업에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기업에 먼저 연락을 취했다.

에스제이파우더의 이상미 대표는 “코로나19로 시작된 마스크 수급난에 대구와 경북, 부산 등 타지역에 있는 기업의 안위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사내에 손 세정제와 마스크를 비치해두고, 외부 위탁 건으로 찾아오는 화물 기사님과 외주업체 관계자들에게도 마스크를 제공하며 나눠왔지만, 정작 정말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먼저 손을 내미는 일을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와 에스제이파우더의 직원들은 정확한 사태 파악을 위해 대구 및 부산 지역에 있는 업체들에 먼저 안부를 돌렸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사업에 제동이 걸림은 물론,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일상적인 불안에 떨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넉넉히 챙겨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인사와 함께 택배 상자에 마스크를 차곡차곡 담아 ‘작은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그 ‘작은 마음’이 꼭 필요한 곳에 도착했을 땐, 택배 상자를 가득 채울 정도의 ‘크나큰 마음’으로 부풀어 있었으리라.

이 대표는 “택배를 받은 분들의 감사 인사와 인증사진으로 인해 오히려 제가 며칠 동안 기분이 좋더라고요. 베푸는 사람은 늘 행복하다는 것을 제가 증명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이 대표는 “자가격리와 재택근무 등으로 이전보다 활력을 잃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조금만 고개를 들어 우리 이웃에게 한 번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마음입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에스제이파우더는 온라인 배송을 통해 멀리 있는 어르신들에게까지 마음을 전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거래처뿐만 아니라 먼 타지에서 혼자 지내고 계실 어르신들에게도 소정의 생필품과 식품을 보내고 있습니다. 운동도, 마을회관도 못 가고 항시 집에만 계실 것이라는 생각에 무엇을 드시고 있으실지 마음이 쓰이더라고요. 마음만 있다면 못 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 같이 헤쳐나가서 하루빨리 상황이 회복되길 희망합니다”라고 했다.

이들이 내민 손길처럼, 부족한 가운데 나오는 마음은 진심일 확률이 높다. 선행의 정도만큼은 ‘숫자’가 아닌 ‘상황’에서 헤아려져야 한다는 말이 더욱 이해되는 시점이다. 따뜻한 마음의 전염성은 분명히 코로나19의 것보다 강했다. 여유가 안 돼서, 시간이 없어서, 멀리 있어서라는 이유로 앞만 보고 달리기 바빴던 나의 핑계들이 부끄러워질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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