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산업 반 토막 낸 코로나19…“해결 방법은 바이러스의 종식뿐”
1~3월 매출 40~50%↑ 감소…하반기 연이은 전시회 개최는 영세 용접 업체에 큰 부담
기사입력 2020-04-02 11:01:35

40년 동안 기계 산업에 몸을 담아온 중소기업 A 대표.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용접 근로자들의 업무 환경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발명해 특허까지 취득했다.
생의 마지막 열정이라는 마음으로 연이은 신제품 개발과 함께 성공적인 계약을 앞두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영세 중소기업의 성장을 단절시키고 생계마저도 위협했다.
“좋은 아이디어라 자부했고, 해외 업체들과도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계약서에 서명하러 갈 수가 없다. 결국 공장이 멈추고 현금도 돌지 않고... 정부 지원을 신청했지만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끼니도 컵라면으로 때우고 있다. 가족들, 직원들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30년 동안 다양한 품목을 취급해 다른 기업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라는 유통업체 인화아이오엠 정해용 대표는 “용접기 분야만 따지면 지난 3개월 동안 매출이 40~50%가량 감소했다”고 밝혀 용접 시장의 어려운 상황을 증언했다.
바이러스의 침략은 사람의 신체뿐만 아니라 산업계의 동력마저도 잃게 만들고 있었다. (사)대한용접협회 민영철 회장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많은 중소 용접 산업 관계자들의 상황과 A 대표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영세 용접 관련 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사진=신상식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소업체들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용접 일거리, 즉 수요의 부족이다. 접촉으로 확산하는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감염을 막는 해결책으로 제시되면서, 많은 인원이 모이는 자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회에 만연하게 됐다.
그나마 일부 진행이 되는 프로젝트들은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회 분위기상 인력을 대거 투입할 수 없어 소수 인력만으로 움직이니 공사 기간만 길어지고 있다.
큰 계약과 프로젝트들의 대부분은 취소됐고, 이에 투입될 수 있었던 인력과 장비들은 모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수요가 발생하지 않으니 공급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중기업, 대기업도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영세한 소기업이 무엇을 할 수 있겠나. 옛말에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 한다’고 했다. 정부가 나선다고 해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한 민 회장은 “우선적인 것은 코로나19라는 상황 자체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기를 넋 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용접 산업에 더 큰 타격을 주는 이유는 팬데믹(Pandemic) 현상이 됐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전염병의 위기가 선언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문이 닫혔다. 해외로 활로를 찾으려고 하더라도 해외 국가 자체에서 문을 닫아버리니 메일이나 전화로는 할 수 없는 거래상의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이 없는 상태다.
현지로 갈 수 없는 업체들을 위해 첨단 기술을 동원한 화상상담과 같은 대안이 임시방편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용접 분야에서는 큰 효력을 얻기 힘들다는 것이 민 회장의 말이다.
힘든 시기이니만큼 정부도 다양한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민 회장과 정 대표는 정부의 대책들이 실제로는 큰 효력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원금을 받아도 업체의 현상 유지가 가능한 만큼의 금액은 충당할 수 없다. 더욱이 산업부의 뿌리산업 실무자들이 분야별 현장 상황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명확한 기준 없이 뿌려지는 지원금은 필요한 부분에 쓰이지 못하고 허공에 흩날리게 될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신용보증기금 지원을 받으려고 해도 신용등급을 따지기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 결국 가세가 기울어진 기업은 사람을 줄이고, 경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이미 3개월 이상 장기화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더 길게 이어져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게 될 경우, 민 회장은 “많은 업체가 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시회 참가비용이 간단히 한다 해도 약 1천만 원 이상, 크게는 몇억 원이 들어간다”고 말한 민 회장은 “자본이 있는 업체들은 투자해서 전시회에 참여하겠지만, 이렇게 전시회가 줄줄이 열리면 영세업체들은 오히려 전시회하다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를 버텨내기조차도 어려운 영세 기업들에게 전시회는 도리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계절이 바뀌고 햇볕은 따사로워졌지만, 봄을 느낄 여력이 없는 용접 산업. 중국이 다시 제조업 가동을 시작하면서 4월부터 일부 용접기 수입 관련 시장 상황은 조금 풀릴 것이라고 전망하는 시선도 있지만, 글로벌 경제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영세 용접 산업 업체들의 상황은 그보다 더더욱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있다.
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마무리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인 산업의 뿌리 용접이 무사히 코로나19를 버텨내고 완연한 봄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조해진 기자 jhj@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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