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이어지는 조선시장, 공급자가 ‘갑(甲)’되는 시대 도래한다
LNG선 호황으로 올해 연간 300억 달러 이상 수주 가능할 것
[산업일보]
예상했던 것 보다 12월 선박 수주는 강렬했다. 11월까지만 해도 예상했던 158억 달러를 연말까지는 무난히 넘길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연간수주가 220억 달러를 넘었다. 11~12월 두 달간 114억달러를 수주했다. 올해 들어서도 수주 호조세는 이어져 15일까지 공시된 수주액만 13억7천만 달러다. 지난 해 1~2월 수주액의 90%를 2주만에 한 셈이다.
한화투자증권의 ‘하반기부터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선회’ 보고서에 따르면, 수주가 단기에 많이 늘긴 했지만, 선가는 오르지 못하고 있다. LNG선만 놓고 보면, 국내 조선소들이 수주한 LNG선의 선가는 11월보다는 1월의 선가가 더 낮다.
선가는 선박의 사양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지만, 조선소들의 수주 상황을 보면 2022년의 인도 예정물량이 2021년의 70% 밖에 되지 않는다.
뒤로 갈수록 인도 예정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2023년에는 카타르로부터 받기로 한 물량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2년 하반기 인도 물량을 채우는 것이 조선소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하다.
선박을 수주하고 설계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중에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2022년 하반기에는 조업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결국 일감 확보가 선가의 인상 보다 더 중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컨테이너선사들은 수익성 개선 등으로 투자 여력이 커졌고, 선가가 낮은 1분기 발주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2분기로 넘어가게 되면 2023년 이후의 도크상황은 2022년보다 좋다. 카타르에 서 2023년 인도물량으로 30척만 발주한다고 가정해도 국내 조선소의 일감은 2021년의 80%를 확보하게 된다. 조선소들이 무리해 수주를 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 최근 BDI가 급등하면서 벌크선의 발주 기대감도 커지는데, 벌크선의 발주 증가로 중국 조선소들이 일감을 확보하기 시작하면 시장은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선회할 수 있다.
카타르 LNG를 비롯해 매년 LNG선은 50척 이상 발주가 필요하다. 컨테이너선 역시 선사들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고, 2015년 이후 이렇다 할 발주도 없었기 때문에 발주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는 300억 달러를 넘어서는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투자증권 이봉진 연구원은 “2분기에는 선사와 조선사 간의 선가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 2분기 발주는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이후에는 조선소가 우위에 서며 선가가 서서히 오르고, 발주량도 늘어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다. 아울러 2분기까지는 EU의 기업결합 승인도 마무리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