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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도자기부터 반도체·이차전지까지…알고 보면 전천후 소재 ‘세라믹’

세라믹 산업 발전하려면 인력, 장비 등 전반적 투자 이뤄져야

[산업일보]
스마트폰을 지속 사용할 때 발생하는 열은 회로의 수명을 갉아먹기 때문에 빨리 밖으로 방출해줘야 한다. 이에 회로의 기판은 방열(放熱)이 가능한 A 소재를 사용한다.

기존 메탈로 사용하던 밸브는 흠집이 나거나, 물 등이 흘러 산화가 되면 녹이 슬고 누수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A 소재로 만든 밸브는 내마모성이 우수해 깨질지언정 흠집이나 녹이 슬지 않는다.

반도체 공정 중 회로의 패턴을 만들기 위해 화학적으로 부식시키는 에칭(etching) 공정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순간적으로 금속을 부식시킨다. 따라서 이 화학물질을 분사하는 노즐 등은 금속이 아닌, 부식에 강한 A 소재로 만든다.

소재 A는 ‘세라믹(Ceramics)’이다. 광물에 열을 가해 만든 비금속 무기재료인 세라믹은 금속소재, 유기소재(화학소재)와 함께 3대 소재 중 하나로, 금속을 가공하는 기계 용품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먹거리로 불리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정밀 부품 등 여러 산업의 구석구석에 자리해 산업 전반을 뒷받침해왔다.

그러나 세라믹 산업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는 도자기, 그릇 제작 등 전통 세라믹 산업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달 7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제11회 국제첨단세라믹전시회(The 11th International Advanced Ceramics Exhibition)’에서 만난 첨단 세라믹 산업 종사자들과 세라믹 산업의 최근 동향에 대해 들어봤다.

도자기부터 반도체·이차전지까지…알고 보면 전천후 소재 ‘세라믹’
김태균 ㈜DKFC 기술이사가 파인 세라믹(Fine Ceramic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반드시’ 필요한 세라믹 산업…열악한 상황은 여전

파인 세라믹 제조업체 ㈜DKFC 김태균 기술이사는 “세라믹을 대학에서 무기재료과, 신소재공학과 등으로 다루고 있지만, 옛날에는 전부 요(窯, 가마 요)업과였다”며 “가마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세라믹이 되는데, 이 성분들을 캐치해서 어떻게 조합하는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도자기 등 분야도 세라믹 산업의 한 분야이지만, 최근 세라믹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파인 세라믹(Fine Ceramics, 첨단 세라믹)이다.

첨단 세라믹은 기계 혹은 공정 특성에 맞춰 알루미나, 지르코니아, 탄화규소, 질화규소, 쿼츠, 이트리아 등의 원료를 배합,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해 제품을 만들며, 다양한 조합만큼 에너지·환경, 전자, 바이오, 생활, 구조 세라믹 등으로 나뉘어 여러 산업 분야에 활용된다.

일상 소비재부터 산업재까지 많은 곳에 적용되고 있지만, 대중의 인지도는 높지 않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정부조차도 세라믹 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받지 못했다.

김태균 기술이사는 “2000년대 초중반쯤 WPM(World Premium Material)이라고 정부에서 하는 제일 큰 국책사업이 있었는데 세라믹 분야는 빠져있었다”며, “꼭 필요한 분야인데 홀대를 당했다. 지금은 전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열악한 상태”라고 중요도에 비해 조명 받지 못하는 세라믹 산업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도자기부터 반도체·이차전지까지…알고 보면 전천후 소재 ‘세라믹’
백승우 ㈜맥테크 연구소장이 첨단 세라믹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라믹 시장, 크지 않지만 점차 확대되는 추세

또 다른 파인 세라믹 제조업체 ㈜맥테크의 백승우 연구소장도 “시장은 크지 않은 편”이라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반도체나 이차전지 등에 적용되는 부품들을 제외하고, 기계 및 산업용 부품으로만 세라믹 시장을 보면 부가가치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지난해 발표한 ‘세라믹산업 주요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세라믹 산업의 매출은 2018년 기준 약 17조 원의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제조업 대비 1.1% 수준이다. 또한, 세라믹 산업의 부가가치는 약 8조 원 규모로, 제조업 대비 1.4%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이차전지, 전기차, 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부품 등 첨단 제조업이 성장하면서, 관련 공정에 세라믹 부품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이다.

백승우 연구소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의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만큼, 세라믹도 관련 제품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향후 세라믹 시장도 꾸준히, 완만한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자기부터 반도체·이차전지까지…알고 보면 전천후 소재 ‘세라믹’

각종 분진과 열(熱)…많은 투자와 지원 필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세라믹 산업이지만, 이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점은 부족한 ‘인력’과 ‘투자’, 그리고 대기업의 ‘협력’이다.

“세라믹 산업은 신산업을 이끄는 소재를 개발하는 하이테크 산업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전통 제조업과 같다”고 밝힌 백승우 연구소장은 제품 공정 과정에서 분진이 발생하고, 가마가 전기로 바뀌었을지라도 뜨거운 열기를 감당해야하는 등 고된 작업이 필수적이라서 젊은 인력들이 기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태균 기술이사는 “세라믹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력, 장비, 물류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특히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고된 공정 과정일지라도 대기업 반도체 회사들처럼 충분한 급여를 준다면 인력들이 금세 빠져나갈지라도, 바로 충원될 수 있다는 것.

기업이 근로자들에게 충분한 급여를 주기 위해서는 매출이 높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나라에서 세라믹 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기술이사의 주장이다.

정부의 세라믹 산업 지원 방안 중 하나로 세라믹 산업협력단지가 지역별로 더 충원돼야 한다는 바람을 밝힌 백 연구소장은 “세라믹 산업의 엔드 유저인 대기업들이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의 스펙이나 데이터를 일정부분 오픈해 세라믹 제품 개발 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한국 세라믹 산업의 발전을 위해 대기업의 협력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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