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제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이 21일 온라인에서 개최한 제26회 산업발전포럼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산업의 경제여건을 진단하고 향후 정부와 기업의 대응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산업별 하반기 전망과 주요 현안을 알아봤다.

자동차, 하반기 반도체 수급난 완화…완전해소는 2024년 예상
코로나 사태 완화로 반등을 기대했던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부품 공급 문제와 러시아 현지 사업 축소 등의 요인으로 지난해 대비 8.5%가 감소했다. 자동차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자 우위 시장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권은경 실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 대해 “상반기에는 여러 돌발 이슈로 내수 및 수출이 모두 부진했다면 하반기에는 지난해 기저효과에 힘입어 생산은 전년 동기대비 9.3% 증가, 내수는 5.6%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반도체 수급난이 서서히 완화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자동차의 전동화와 지능화가 진행되면서 차량당 소요 반도체가 7배 증가했다는 점, 반도체 공정 특성상 공장착공부터 완제품 출시까지 최소 2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수급난의 완전해소는 2024년 이후로 예상했다.
권 실장은 업계 차원에서 차량용 반도체 생산과 관련해 상생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급망의 국산화 추진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원자재 부품 공급망의 다변화를 위해 일본 의존도가 높은 부품의 수입선을 동남아 등으로 이원화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기업 규제를 최소화하고, 미래차 보급확대를 위해 운행유지비와 충전편의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급격한 내연기관차 퇴출 정책은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쟁력 저하와 동시에 미래차 생태계 구축 지연까지 발생시킬 수 있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반기계, 엔저 장기화로 수출경쟁력 저하 우려
일반기계산업은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운반하역기계·건설기계·공작기계 등의 수요 증가가, 아세안지역에서는 제조업 경기가 개선되면서 기계류 수요 확대가 전망된다.
다만, 중국에서는 봉쇄 조치로 인한 물류난, 현지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생산 및 소비 위축이 예상된다. 산업연구원 기계·방위산업실 박상수 실장은 “중국도 정부 차원에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긴 하지만, 부동산 규제 여파로 기업들이 위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민간 건설투자는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실장은 기계류 수요산업에 해당하는 자동차,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건설 등 전방 산업의 설비 투자 확대로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커지는 인플레이션 압력, 이에 따른 통화 긴축 강화, 공급만 불안 요인 지속 등 악재 요인이 예상돼 증가폭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 밝혔다.
특히, 엔화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일본 기계류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국내 제품의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소기업 중심의 일반기계산업 특성 상 기업들이 대응이 어렵다”면서 “단기적으로 주요 수입 원자재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원자재 비축 확대방안 등 경영환경 안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변동보험 및 정책자금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수출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에너지 설비에 대한 투자 확대도 강조했다. 박 실장은 “중동은 친환경 설비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해상풍력에 활용되는 대형 가스터빈, 고효율터빈 등에 대한 경쟁력을 속도감 있게 높여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