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산업의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디지털 전환(DX)의 바람이 거세다. 열풍은 국가기간산업인 건설 분야까지 불고 있다.
설계, 제작, 시공 등에서 디지털 전환으로 건설 생산성과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스마트 건설’이 대표적인 예다. 인공지능(AI), 로봇 등 핵심기술을 접목해 건설장비 자동화, 데이터 기반 엔지니어링 등을 구현하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인공지능‧로봇에 건설 현장 미장 맡긴다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인공지능과 특정 작업을 자동화하는 로봇은 건설산업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2022 스마트건설산업전(Smart-Con Korea)’에 참가한 로보블럭시스템은 행사장에서 AI 바닥 미장로봇을 전시했다.
이날 전시 현장에서 만난 전윤식 로보블럭시스템 부장은 “이 로봇은 카메라와 라이다를 통해 자율주행을 구현한다”며 “2개의 BLDC 모터에 장착된 미장날 8개로 평탄화 작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카메라와 라이다로 전방에 위치한 물체를 인식 및 감지해 작업 경로를 설정하고, 미장날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전 부장은 “AI 바닥 미장로봇을 활용하면 스마트 공장, 대형 물류창고, 공장형 건축물 등에서 바닥 미장 불량으로 인한 주행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미장 무인화와 작업 품질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인공지능이다. 바닥 시공 시 미장 전후 상태의 다양한 이미지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영상센서를 활용해 콘크리트 바닥 상태를 분석하며 미장을 돕는다는 게 전 부장의 설명이다.
현재 개발을 거의 완료한 상태라고 밝힌 그는 “내년 정도에 시판을 생각하고, 미장 데이터 확보를 위해 현장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로봇이 데이터 수집하고, 딥러닝으로 안전 확인
건설산업에서 안전 관리도 DX 영향을 받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로봇개가 건설 현장을 돌아다니며 임시 구조물에 대한 데이터를 획득하는 게 여러 사례 중 하나다.
건설 현장에서 비계 휘어짐, 클램프 체결 상태 등 임시 구조물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은 중요하다. 작업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계는 작업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구조물이기 때문이다.
스마트건설산업전에는 포인트 클라우드(Point Cloud) 지도를 제작하려는 목적으로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로봇개가 전시됐다. 해당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던 연세대 석박사통합과정 김요한 씨는 “이 로봇은 전면의 장애물을 넘어 다니며 바퀴가 달린 로봇이 접근하기 힘든 곳에서 비계 데이터를 얻는다”고 말했다.
이 과정은 딥러닝 기반 시맨틱 세그먼테이션(Semantic Segmentation)으로 3차원 캐드 모델을 생성하는 것과 연결된다. 포인트 클라우드 지도에서 비계를 물리적 단위로 분류해 비계 규격, 휘어짐 등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김요한 씨는 “건설 현장의 안전 관리를 목표로 현재는 사람이 직접 로봇개를 조종해 임시 구조물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해 “앞으로는 로봇이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관련 데이터를 자동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