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물연구원이 수돗물 생산과정 중 입상활성탄(숯) 풀질관리에 필요한 ‘활성탄 팽창률 자동 측정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고품질 수돗물 생산을 위해 필요한 입상활성탄의 유지관리에 첨단 기술이 도입돼 수돗물 생산과정이 더 깨끗하고 안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활성탄 팽창률 자동 측정장치’는 LED 센서로 활성탄지 내 빛의 투과도를 측정, 팽창률을 확인해 입상활성탄의 세척 정도가 적정한지 자동 판별한다.

서울시는 수돗물 원수에서 느껴지는 불쾌한 맛과 냄새 물질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산화력이 강한 오존으로 소독하고 흡착력이 강한 입상활성탄으로 거르는 ‘고도정수처리’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활성탄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역세척 한다.
역세척은 정수 과정에서 입상활성탄에 흡착된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평소 물의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물과 공기를 강하게 주입해 활성탄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상수도사업본부 서울물연구원 미래전략연구센터의 최재호 연구원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역세척 시 입상활성탄을 20%에서 40% 정도로 띄우면서 세척을 하는데, 40%를 초과하지 않도록 물의 양을 조절해야 활성탄이 배출구까지 흘러 유실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재호 연구원은 “입상활성탄 세척은 3일에서 7일 주기로 한 번씩 이뤄지고, 세척 시간은 보통 20분에서 40분 정도이다. 게다가 활성탄의 팽창률이 계절별 수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팽창률을 계속 살펴가며 온도 변화에 따라 세척 공정을 조금씩 바꿔야한다”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육안으로 확인해야 했다. 현장에 직원이 방독면을 쓰고 직접 투입돼 막대형의 수동 측정기로 팽창률을 측정했다. 실시간 정확한 측정이 어렵고, 낙상 및 소독용 잔류 오존가스 노출 위험이 상존해 안전문제가 제기됐다. 이같은 한계성으로 인해 현장 근로자들은 자동 측정 장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는 “계속 활성탄의 팽창 정도를 보면서 물 양을 조정해줘야 하는데, 자동 측정 장치 시스템은 세밀한 관리와 현장에서 빠른 피드백을 통한 제어가 가능하다”며 “관제만으로도 펌핑양을 조절해 활성탄 유실을 최소화하고 물 양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어 유지비용 절감, 나아가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데이터에 의한 자동 운영이 가능해 정수 센터의 디지털전환 기반 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고, 작업자가 유해 환경에 직접 노출되지 않기에 안전한 환경에서 작업이 가능하다.
최 연구원은 “향후 서울시 정수센터 현장에 시범 적용을 확대하고 현장 수요를 기반으로 성능을 계속 보완해가면서 올해 중으로 서울시 1개 정수센터에서 실용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물연구원은 이번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2건의 특허 등록(‘여과지 내의 활성탄층 역세척 시스템(등록번호: 10-2294957)’, ‘활성탄 팽창률 측정장치(등록번호: 10-2475354)’)을 완료하는 등 원천기술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