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둘 사이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임준택 에너지경제연구원(KEEI) 원장은 18일 KEEI 연례 정책세미나에서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가 그저 하나마나 한 얘기이거나 한 가지만 강조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두 가지를 조화시키면서 전 세계적인 어젠다로 끌고 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행사는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세계적 불확실성과 우리의 현주소’를 주제로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렸다.
지난 1년 동안 탄소중립이 에너지 안보를 공격한 모양새가 됐다는 임 원장은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으로 너무 강조된 결과 청정에너지에서 그린플레이션이 발생했고, 화석에너지는 고유가 시기에도 투자를 주저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과거에는 시장 기능이 작동해 고유가를 극복했으나, 탄소중립이 해당 문제를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탄소중립이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에너지 안보를 촉발시키는 측면이 있었다고도 부연했다.
임 원장은 지난 1년 중 후반부는 에너지 안보가 탄소중립을 공격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다.
그는 “에너지 안보가 워낙 중요한 문제가 되니까 탄소 중립은 조금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는 게 상식이 된 것”이라며 “한국 정부도 정책에 이런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모두 고려해야 하지만, 에너지 안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탄소중립은 장기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있다는 내용이다.
임 원장은 이에 대해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장‧단기 과제로 나눌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에너지 안보가 30년 이상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는 그는 “후 순위에 있던 에너지 안보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 것으로 장기적인 과제인 건 분명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탄소중립에 대해 “(장기적인 과제이면서) 불과 1, 2년 뒤로 미루기 어려울 만큼 중요한 변수로 다가왔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탄소중립이 단순히 환경이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매년 약 2천조 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2050년까지 10배 이상 커질 분야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