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 시대, 휴·폐업 위기 주유소 혁신 방안은

[산업일보]
화석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 등으로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는 가운데, 내연기관 연료를 공급하는 주유소 업계의 사업전환 및 혁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사)대한석유협회, (사)한국석유유통협회, (사)한국주유소협회 등 석유 3단체는 13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에너지전환시대 주유소 혁신과 사업다각화, 석유유통정책 개선 방안’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한국석유유통협회 김정훈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주유소의 슈퍼스테이션화에 대한 입법 과정이 많이 진행된 상태인데, 한국은 아직 법안이 마련되지 않아 염려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전국 주유소의 전업 및 폐업에 대한 어떠한 법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 폐업 대신 휴업을 하게 되는 주유소들이 많은 상황임을 언급하며 “법적인 물꼬를 터주지 않는다면 후손들에게 토양오염 및 흉물을 방치하는 현실이 된다. 입법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연구원 최동원 연구위원은 ‘주유소 실태조사 및 혁신 지원 방안’ 주제로 기조 발제를 했다.

최 연구위원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영업 주유소는 2010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전환하는 추세로, 연평균 1.3%, 총 10.2%가 감소했다. 특히, 최근 5년동안에 4.2%가 감소했으며, 신규 등록과 폐업은 큰 특징이 없는 반면, 휴업이 2018년부터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상태가 열악해 폐업 가능성이 높은 주유소를 한계주유소로 정의한다고 언급한 최 연구위원은 국내 한계주유소는 현재 1천33개로 파악했다. 친환경차 보급률과 인구감소를 가정해 판매량 변화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 친환경차 보급률이 30%인 시나리오에서 전국 한계주유소 수는 현재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업실적 유지 가능 주유소는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그는 주유소 휴·폐업 급증은 막대한 사후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의 효율적인 사전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연구위원은 주유소 폐업지원은 토양오염 확대 예방 등 공익적 가치 중시 측면에서 필요한 부분이지만, 원인제공자 부담 원칙이라는 법적인 부분과 타산업과의 형평성, 국가 예산의 이중지원 가능성 등으로 인한 한계가 있어 논의에 대한 결론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한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등 주유소의 사업 전환을 통해 수익성 개선 및 사업 다각화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재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1호가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승인을 받아 지난 2월부터 운영 중이라고 밝힌 최 연구위원은 슈퍼스테이션이 몇몇 한계점이 있지만, 주유소의 사업전환 및 수익성을 개선하고 에너지 신산업 성장동력과 분산형 에너지 등의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