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5,630㎡ 전시장, 무엇으로 채웠나?
지난 9월 1일부터 9월 3일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산업인들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뿌리산업 주간’으로 지정돼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업종’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올해 3번째 열리는 ‘2015 뿌리산업주간’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가 주관하는 행사로서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의 발전을 위해 종사자들의 자긍심을 진작하고 진정한 화합을 다지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 첫날인 1일에는 개막식과 함께 뿌리산업 진흥과 국가산업 발전에 공헌한 기업을 대상으로 산업부가 수여하는 뿌리기업 명가 및 경기대회 입상자 시상식이 열렸다. 이와 더불어 우수한 기술 및 제품 전시를 통해 기업홍보와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첨단뿌리산업 전시회와 취업박람회, 그리고 뿌리산업인의 밤이 열렸다.
2일에는 뿌리산업의 동반성장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뿌리기업-수요기업 기술커넥트, 뿌리산업 융합심포지엄이 진행됐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자동차, 조선·중공업, 전기전자 세션으로 구분해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에 대한 주제발표와 해외 연사의 초청 강연이 준비돼 업계 종사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마지막 날인 3일에는 뿌리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특성화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우수한 뿌리기업 현장을 직접 찾아가 첨단 뿌리기술을 견학할 수 있는 뿌리기업 현장투어가 진행됐다.
특히 이번 뿌리산업주간을 맞이해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규모의 성장뿐 아니라 뿌리기업 명가와 유공자 시상,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 선정, 경기대회 및 뿌리산업 공모전 시상 등 내용면에서도 명실공히 대한민국 뿌리산업을 대표하는 행사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이번 뿌리산업주간을 맞이해 열린 첨단 뿌리산업전시회와 뿌리산업취업박람회에 참가한 기업과 학교들은 수 억 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된 이번 행사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는 반응들을 공통적으로 보였다.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들이 기대하는 가장 큰 효과는 바로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제품과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시회에 참가하는 뿌리산업 종사 기업들은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투자의 일환으로 돈과 시간을 들여 참가하는 것인데 이번 전시회는 처음부터 그런 기대를 갖는 것이 무리였다는 것이 이들의 평가다.
뿌리산업의 현실, 운용의 묘가 아쉬워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한 업체는 “그나마 우리 업체의 특성상 부스설치비용 등은 전부 무료로 진행됐지만, 기타 부대비용을 따졌을 때 이런 규모의 전시회라는 것을 알았다면 참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참가업체로부터 이렇듯 비난에 가까울 정도의 평가를 받은 이번 전시회에 대해 이번 전시회를 주관한 뿌리산업진흥센터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뿌리산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음을 언급했다.
뿌리산업진흥센터 관계자는 “일반 뿌리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매력적이지 못한 현실이 전시회장에서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일단 센터와 정부는 현실이 어떻든지 간에 산업을 끌고 가야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종사자들의 자긍심 고취하기 위해 각종 포상을 시행하는 한편, 업계 간의 정보교류를 위한 전시회와 인력난 해소를 위한 잡페어, 뿌리기업과 수요기업의 기술협력을 촉진하는 테크커넥트, 혁신적 재 그룹화를 위한 6대 학회 융합 심포지엄 등을 개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뿌리산업주간행사에 대해 “대략 1천 500~2천 명가량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번 전시회가 미흡한 점이 있기는 했지만, 현재 뿌리산업 여건에 비춰볼때 열심히 노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전시회를 비롯한 행사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억지로 끌고 가는 것보다 시장의 논리에 따라 비즈니스 장으로 승화시켜 프로그램을 시장 친화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단기간으로는 어렵고 자발적 보다는 개도에 의해 상업적으로 연결돼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아직까지는 홍보에 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에 자리 잡은 업체들이 많은 데다 하루하루를 견뎌야 하는 업체들이 상당수인 뿌리산업의 특성상 킨텍스까지 와서 참가하는 것이 무리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언급이다.
한편, 전시회를 대행한 킨텍스 측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대해 “최소 2천 명 규모로 진행됐다”며, “첫날은 취업박람회가 진행돼 단체관람객이 많았지만, 취업박람회가 하루만 진행돼 상대적으로 둘째날은 관람객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뿌리산업의 현황이 어두운 터널 속에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국가의 예산을 지원받아서 진행된 행사의 방문객이 특정일에만 집중된다는 것은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들 입장에서는 ‘반쪽짜리 전시회’라고 바라보는 것이 당연하다.
전시회장이 텅텅 비어 있는 동안 3층의 세미나장은 그래도 상당수의 참가자가 자리를 지키면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들 중 일부라도 전시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게 하는 ‘운용의 묘’가 아쉬웠던 ‘2015 뿌리산업 주간’ 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