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난해 연말 국회에서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 믹스 1차 정책 토론회’에서는 에너지 믹스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해외 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전원을 확대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또한, 향후 에너지 안보의 초점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문제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확대가 하나의 수단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중립적인 의견으로는,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지속가능 에너지가 단순한 기술 선택이 아니라 사회·정책 체계 전반의 변화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수소, 전기화 등과 결합해 산업 부문에서의 저탄소 전환이 거론됐다.
아울러, 에너지 믹스는 단일 시나리오가 아니라 여러 시나리오에 대응 가능한 구조여야 하며, 재생에너지도 그 검토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재생에너지의 도입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의 주장도 팽팽하게 제시됐다. ‘안정성’의 측면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들은 “태양광·풍력은 기상 조건에 따른 발전량 변동성이 존재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규모 ESS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ESS 규모와 관련해 대규모 저장 용량과 비용이 요구되는데다, 연속적으로 기상 상황이 악화될 경우, 추가적인 저장 설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의 비용에 대한 문제도 대두됐다. “재생에너지는 발전 단가 외에도 저장, 송전, 운영 비용을 포함한 시스템 비용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으며 “높은 전력 수요 시나리오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건국대학교 박종배 교수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현황에 대해 “한국의 전력시장 구조는 발전은 전력시장 의무 판매‧소비자는 한전으로부터 의무구입 주도로 구성돼 있다”며 “예외적으로 재생에너지의 직접 구매 또는 구역 전기, 분산 특구, 자가발전 등이 있으나 비중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비수도권과 수도권 전기요금의 차등화를 시행하고 SMR을 포함한 다양한 전원과의 자유 전력거래를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포스코이앤씨의 채갑병 부장은 “한국의 지형이나 여건을 고려할 때 해상풍력이나 태양광이 유력하다”고 전제한 뒤 “단, 국토의 70%가 산지 또는 해상이기 때문에 초기 비용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SMR을 비롯한 원전 분야와 재생에너지 분야의 골은 깊어지고 있으나, 2035 NDC를 비롯한 탄소중립정책에서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AI 3대 강국 진입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 현실적인 여건을 반영한 에너지 믹스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