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는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산화 탄소를 포집해 저장하거나 제품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철강·석유화학·정유 등 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한국 기간산업에서는 대체기술 성숙 전까지 당장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필수 수단으로 평가된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16일 열린 ‘CCUS를 통한 국가 기간산업의 패러다임 전환과 성장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산업계·학계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가 모여 CCUS 확산을 위한 핵심 과제와 지원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철강협회 남정임 기후환경안전실장은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으로, 국가 전체 배출량의 14%를 차지한다”라며 “석탄을 환원제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철강산업에서는 석탄을 수소로 대체하는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30만 톤(t) 규모의 실증 설비를 2028년까지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 포스코, 현대제철이 포함된 고로사에서는 전기로를 함께 가동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
남 실장은 “제철소에서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를 최종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선 CCUS가 필수 불가결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CCUS 도입을 위한 업계 노력으로 ‘부생가스 내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 개발’·‘광물 탄산화 기술 개발’·‘국내외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탄소 저장) 추진’ 등을 소개했다.
그는 CCUS의 과제로 낮은 경제성, 높은 기술 장벽, CCU(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탄소 활용) 제품에 대한 진입 장벽을 꼽으며, 대규모 비용 부담 해소를 위한 재정 확보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남정임 실장은 “CCUS는 보조금 없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며 “포집 분야에서 51~67%, 수송·저장 분야에서는 47~100%까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해외 주요국과 유사한 수준의 보조금 지원 정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국내에서 저장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동남아의 저장공간을 활용해야 하는데, 개별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해외 저장소를 확보하기 어렵다”라며 “정부 기관을 신설해 동남아에 진출한 일본의 전략을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국화학산업협회 백지은 기후에너지본부장은 석유화학산업(이하 석화산업)이 고온 연속 공정 중심 산업으로, 공정 특성상 연료 연소와 공정 배출이 동시에 발생하고 거대한 규모의 설비가 장기간 연속 운전돼 단기간 내 공정 전환과 설비 교체 쉽지 않다고 짚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석화산업은 2024년 기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7.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NCC(나프타분해) 7개 사가 업계 전체 배출의 55%를 차지하는 구조적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NCC 분해로와 같은 공정은 에너지 효율 개선이나 연료 전환만으로는 감축에 한계가 있어 CCUS가 중장기적 감축 수단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백 본부장은 업계에서 다양한 CCUS 적용 연구 및 실증이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대규모 상업 투자 단계로 확산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 이유로는 ▲경제성 부족 ▲이산화탄소 운송 및 저장 인프라 부족 ▲제도적 불확실성으로 투자 회수 가능성 판단의 어려움 ▲CCU 시장 형성의 한계 등을 꼽으며, “개발 기업의 노력만으로 추진되기보다는, 산업계와 정부가 함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른 지원 정책으로는 산업단지 기반 CCUS 클러스터 구축, 국가 주도 이산화탄소 운송·저장 인프라 조성, CCUS 초기 시장 형성, 실증 및 상용화 제도 개선, CCU 시장 창출을 제시했다.
백지은 본부장은 “CCUS를 포함한 다양한 기술 개발과 정책 지원이 함께 이뤄진다면, 석유산업의 저탄소 전환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윤병준 탄소저장연구센터장은 “CCU와 CCS는 상호 보완 관계”라며 “공공 주도의 실증과 표준화, 수요 요인, 검증 체계를 통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난감축 산업에서는 허브·클러스터, 저장소 확보, 활용 시장 조성, 금융·세제·배출권 인세티브를 결합한 지원 패키지가 제공돼야 기업 입장에서 CCUS가 의무가 아니라 ‘전환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 관계자들은 CCUS 법적 기반이 마련돼 예산 확보와 제도 고도화를 통해 실질적 지원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은환 핵융합에너지환경기술과장은 “경제성 한계 극복을 위한 대형 실증 사업인 ‘CCU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라며 “CCUS 관련 법도 3개 부처 합동으로 제정했고, 이를 기반으로 전문 기업 인증제도를 마련해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부 강은구 산업환경과장은 산업계에서 제시한 ‘CCUS 산업 클러스터’에 대해 “지난해 그린뉴딜 정책에서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향상 중심의 스마트 그린 산단을 추진했으나. 난감축 산업 중심의 CCUS까지는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향후 정부의 수송·저장 인프라 전략에서 CCUS 클러스터 조성 전략도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권현철 기후에너지신산업과장은 “기획예산처를 비롯한 재정당국과 협의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대규모 실증 사업이 진행되도록 하겠다”라며 “CCUS는 조세특별제한법 상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돼, 연구 개발비의 20~40%, 사업화 시설 투자의 3~12%에 해당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 전문가, 업계와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겠다”라며 “인센티비브 지원 방안으나 초기 설비 투자에 대한 금융 지원 방안도 검토해 보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