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이륜차 교환형 배터리 팩의 호환성 확보를 위한 국가표준(KS)이 신규 제정됐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난색을 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은 27일 전기이륜차용 교환형 배터리 팩 관련 한국산업표준 KS R 6100-1 등 4종의 KS표준을 신규 제정 고시한다.
최근 전기이륜차 보급 확대로 배터리 표준화가 전기이륜차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국표원은 이번 표준 제정으로 기존에 상호호환이 어려웠던 전기이륜차와 교환형 배터리, 충전스테이션 간 호환성을 확보하고, 관련 시장의 확대를 기대했다.
해당 표준은 ▲전압, 크기, 무게, 용량을 지정한 일반 요구사항 ▲충방전용 커넥터 ▲통신 프로토콜 ▲안전성 및 내구성 시험방법 등 4종으로 구성됐다.
세부적인 내용으로는 배터리 전압 48V or 72V, 배터리 팩의 크기 170mm×135mm×310mm, 무게 12kg, 용량 1.2kWh로 규정했으며, 충방전용 커넥터의 형상 및 제원을 표준화 하고, 전기이륜차와 충전스테이션 간 통신 프로토콜에 CAN 통신 방식 적용 등을 포함한다.
이와 관련해 한 전기이륜차 제조업체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특정 업체에 맞춰 표준을 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업체들이 새로운 표준에 맞춰 개발을 새로 해야 할 것”이라고 난색을 표하면서 “이미 충전스테이션 등 인프라를 많이 구축해둔 상황인데 신규 표준에 맞추려면 다시 개발을 해야하니 씁쓸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사)한국전기이륜형자동차협회(이하 협회)의 하일정 상임이사는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초 표준 제정 시 배터리 전압을 36V와 48V로 하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 보급된 제품이나 보급 사업 중인 전기이륜차는 90% 가까이 72V를 쓰고 있기 때문에 협회가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고, 표준에 반영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커넥터의 모양부터 배터리 팩의 크기나 무게까지도 표준으로 명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커넥터의 모양이나 배터리 팩 사이즈를 기존과 다르게 제작하는 것은 업체에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국가표준은 강제 규정이 아니므로 업체가 반드시, 의무적으로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충전스테이션 등은 환경부의 보조금이 나오기 때문에,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표준을 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표준 제정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하 상임이사는 “배터리 팩이 바뀌면 자동차 관리법상 다른 차량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기존에 있는 차량에 표준을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대신 신규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에는 표준을 참고하고 따를 때 수월한 부분이 있으므로 시간이 지나면 표준 문제가 해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향후 전기이륜차 배터리가 공용화 하면, 배터리 팩 공급자가 단일 업체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표원은 향후 산·학·관과 함께 전기이륜차 교환형 배터리 고유표준을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국제 표준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하 상임이사는 “일본의 혼다나 야마하 등이 이미 관련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있다”고 동향을 전하며 “이들은 한국의 표준과 다른 방식을 쓰고, 커넥터의 모양도 다르다. 국제 표준으로 제안은 할 수 있겠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