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그동안 설계와 조달, 시공을 아우르는 건설 분야는 디지털화가 진행된다고는 했지만 대부분 각 단계별로 파편적으로 진행됐을 뿐, 전체를 아우르는 디지털화를 제시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다.
특히 건설현장은 외부에서 작업이 주로 진행된다는 점과 이동이 많다는 점 등의 이유로 인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을 디지털화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현업 종사자들의 주된 의견이다.
이에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최근 개최한 이노베이션 데이를 ‘EcoStruxure for Contractors’라는 주제로 개최하면서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건설(Construction)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여정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파워시스템 사업부 신동훈 팀장은 ‘이노베이션 데이(Innovation Day: EcoStruxure for Contractors, Seoul 2025)’를 통해 전력 인프라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흐름 속에서 EPC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주창하는 에코스트럭처(EcoStruxure) 파워 기술은 IoT와 인공지능 기반의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력 분배 최적화·에너지 효율 최대화·운영비 절감·시스템 안정성 향상을 실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 신 팀장은 “재생에너지와의 연동이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아가는 상황에서,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EPC 엔지니어·프로젝트 담당자들과 기술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신뢰 기반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전력 배전과 공정 자동화까지… ‘통합 공급’이 만드는 엔지니어링 혁신
EPC 시장에서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가진 가장 큰 차별성은 전력 배전 솔루션과 프로세스 오토메이션(공정 자동화)을 모두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두 솔루션의 통합 공급이 설계 단계부터 엔지니어링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적 이점으로 이어진다.
“동일한 기업이 전력 배전 장비(MCC, LV 스위치기어)와 공정 자동화 시스템(DCS)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이들 간의 배선을 줄일 수 있고, DCS·ESD 패널의 수량을 줄이며 IO 모듈 감소까지 가능하다”고 말한 신 팀장은 “이로 인해 엔지니어링 이슈로 발생하는 ‘그레이존’을 사실상 제거하고, 단일 콘택트 포인트 체계를 통해 프로젝트의 책임성을 명확히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EPC 기업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초기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프로젝트 리스크 저감과 운영비 절감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EPC 시장에서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서 설계–조달–구축–운영 전 과정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기술 파트너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은 재생에너지 투자가 급격히 확대되고 전력 수요 증가와 인프라 재투자로 인해 에너지 전환의 속도가 빠른 지역으로 꼽힌다.
신 팀장은 이 시장에서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추진하는 전략적 방향성을 ‘스마트 인프라 구축’과 ‘지속 가능성 확보’라는 두 축으로 설명하며, 그 중심에는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핵심 브랜드인 ‘스퀘어 D(Square D)’가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퀘어 D’는 수십 년간 북미 지역의 엔지니어와 계약 업체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 중 하나로, 특히 회로 차단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갖고 있다”고 말한 신 팀장은 “또한 I-Line 플러그온 시스템은 강화된 제어력과 설치 편의성 등을 앞세워 다양한 산업군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정부기관, 헬스케어 시스템 등 까다로운 환경에서도 폭넓게 활용되는 구성품을 제공하고 있는 스퀘어 D는 북미 EPC 시장에서 에너지 관리·자동화 솔루션의 중심축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분석이다.
개방형 아키텍처 ‘에코스트럭처’ 기반 데이터 통합…기존 설비와 타사 장비까지 포용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코스트럭처(EcoStruxure)’ 플랫폼이 가진 차별성은 개방형 아키텍처(Open Architecture) 기반이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에코스트럭처 플랫폼은 ▲커넥티드 프로덕트(스마트 기기) ▲엣지 컨트롤(현장 실시간 제어) ▲애플리케이션·애널리틱스(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등 세 계층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로 구성돼 있다.
신 팀장은 “이 구조는 기존 설비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노후화된 플랜트나 하이브리드 설비를 운영하는 기업에게 적합하며, 타사 장비와의 통합도 손쉽게 이뤄진다”고 소개한 뒤 “이러한 플랫폼 특성은 EPC 기업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일관된 데이터 기반 운영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EPC 분야가 직면한 가장 큰 장벽에 대해 신 팀장은 프로젝트 복잡성과 급변하는 기술 표준, 로컬 규정 등 유연성 부족을 지적했다. 국가별로 상이한 표준과 규제가 프로젝트 위험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글로벌 EPC 기업이 이를 일관되게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 팀장은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이러한 허들에 대한 해법으로 ▲글로벌 인증 제품 포트폴리오 확보 ▲전 세계 150여 개국의 오피스 및 현지 전문가 네트워크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축적해온 레퍼런스 프로젝트 공유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글로벌 인프라를 기반으로 EPC 고객이 각국 표준에 맞춘 설계를 빠르게 적용하고,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부터 스마트 인프라 기반의 설계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신 팀장은 “궁극적으로 EPC 고객의 기술 경쟁력을 함께 설계해 나가는 ‘전략적 동반자’로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자리매김하길 원한다”며 “이를 통해 전력·설비·운영의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에너지 효율·운영비 절감·탄소 감축이라는 시장 요구에 종합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