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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피하려 현장 외면?… 공공 발주청 안전관리 ‘모순’ 푼다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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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피하려 현장 외면?… 공공 발주청 안전관리 ‘모순’ 푼다

한국중부발전 무죄 판결로 안전 활동 당위성 입증… ‘건진법’ 개정으로 지원 근거 신설

기사입력 2026-07-31 0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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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피하려 현장 외면?… 공공 발주청 안전관리 ‘모순’ 푼다
(AI 제작 이미지)

[산업일보]
공공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발주청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관련 법령이 엇갈리며 구조적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2019년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의 안전관리에 관한 지침’ 개정 등으로 건설 현장 근로자가 공공기관의 안전관리 대상에 편입되며 발주청의 책임은 커졌다. 반면 정작 작업 현장을 직접 지휘하거나 통제할 권한은 제한적이다. 특히 발주청이 현장 안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할수록 ‘중대재해처벌법’상 도급인으로 분류돼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예방 활동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관한 ‘LH 안전관리 솔루션 릴레이 정책토론회’에서는 이러한 발주청의 딜레마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상조 LH 스마트건설안전본부장은 “발주자가 현장 관리에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안전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안전 업무에 개입하면 할수록 처벌받는 구조라면 어느 발주자가 현장 안전을 위해 비용을 쓰고 활동하려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처벌 피하려 현장 외면?… 공공 발주청 안전관리 ‘모순’ 푼다
이상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스마트건설안전본부장

하지만 업계는 최근 대법원 판결을 기점으로 발주청의 적극적인 안전 개입이 확고한 법적 명분을 얻었다고 평가한다. 지난 6월 25일 대법원이 신서천화력발전소 사망 사고와 관련해 한국중부발전을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상 ‘도급인’이 아닌 ‘건설공사발주자’로 보고 유죄 판단 부분을 파기했기 때문이다.

사건의 쟁점은 발주청의 현장 개입 수준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에 맞춰졌다. 지난 2020년 4월 해당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는 폭발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검찰은 한국중부발전이 현장을 총괄하는 도급인으로서 산안법상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기소했다. 산안법상 도급인은 의무 위반 시 형사 처벌을 받지만, 건설공사 발주자의 예방 조치 의무 위반은 과태료 부과 대상에 그친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한국중부발전을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한국중부발전이 주간 공정회의를 주관하고 안전작업허가서(SWP)를 승인한 점을 들어 사실상 시공을 총괄한 도급인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발주청이 공정회의를 열고 안전 문서를 승인한 행위는 발주자로서 수행하는 통상적인 점검과 조정 범위 내에 있다고 봤다. 해당 공사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시공을 주도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사고 설비 역시 시공사의 관리 영역에 있었으므로 형사 책임을 지는 도급인으로 묶을 수 없다는 취지다.

판결 과정에서 재판부는 ‘건설공사 발주자가 법적 책임을 우려해 건설 관여를 주저하거나 포기함으로써 오히려 산업재해 발생의 위험성을 가중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는 산업재해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법령 입법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사법부의 이 같은 판단은 발주청의 예방적 안전관리 활동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처벌 피하려 현장 외면?… 공공 발주청 안전관리 ‘모순’ 푼다
안선영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안선영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처벌 중심인 산안법 대신 지원 성격의 건설기술진흥법(이하 건진법)에 안전감시단 도입 근거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처벌 법령에 제도를 편입하면 발주청이 책임 확대를 우려해 도입을 주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안 변호사는 “건설기술진흥법 제46조의 2를 신설해 발주청이 안전감시용역을 맡길 법적 근거와 예산 집행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입 초기에는 의무가 아닌 자율 운영을 원칙으로 둬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안 변호사는 “예산이나 역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제도를 강제하면, 실질적인 현장 관리보다 면책용 서류 작업에 치중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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