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비철금속 시장이 중국의 산업 수요 둔화 우려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경계가 겹치며 일제히 하락했다. 구리는 1.4% 떨어지며 1주일 만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제유가 반등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 달러 강세까지 맞물리면서 산업용 금속의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는 6대 비철금속이 모두 약세로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 우려에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가운데 중국의 부진한 경제지표가 하락폭을 키웠다.
중국의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4.2% 증가하는 데 그쳐 7월의 11.2%보다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함께 발표된 공업기업 이익은 전년 동월 대비 15.7% 증가했지만 이전치인 17.6%에는 미치지 못했다.
브리타니아 글로벌 마켓츠는 이날 투자심리 위축의 주요 배경으로 중국의 공업기업 이익 지표를 꼽았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산업 전반의 수요 확대로 이어지기보다는 AI 관련 산업과 수출 부문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위 제조업 부문의 구매 의향이 여전히 위축돼 있다는 점은 구리를 비롯한 산업용 금속의 실수요 전망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구리 시장에서는 중국의 연휴 전 재고 확보와 낮은 가시적 재고가 가격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경기지표가 실물 수요 회복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면서 앞서 이어졌던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LME 구리 가격은 이날 1.4% 하락해 1주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술적으로는 톤당 1만4,430달러 부근의 21일 이동평균선에서 일차적인 지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 가격대가 무너질 경우 5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만4,170달러 안팎이 다음 지지선으로 거론된다.
거시경제 환경도 비철금속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했고, 이에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는 0.27% 오른 101.24 수준에서 거래됐다. 달러 가치 상승은 다른 통화 보유자의 달러 표시 원자재 구매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뉴욕증시도 3대 지수가 0.5% 안팎 하락하며 한 주를 시작했다.
주말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관련한 이란의 7일 휴전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가 후퇴했다.
미국과 이란의 교착 상태가 이어지면서 최근 하락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했고,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미국 국채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9bp 이상 상승하며 5.25% 선까지 올라섰다. 유가 상승이 물가 압력을 다시 높일 경우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가 채권금리를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공급 충격에 따른 물가 상승에 연준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경우 경기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 공급 차질에 따른 물가 상승과 수요 측 인플레이션은 성격이 다른 만큼 통화정책 대응에도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다만 협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란 협상단과 중동 중재국 관계자들이 미국에 머물며 대화를 이어갈 의지를 보이고 있어 향후 협상 진전 여부가 국제유가와 금융시장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예정된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함께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9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도 주목하고 있다. 물가와 고용 결과에 따라 연말까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 기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철금속 시장은 당분간 국제유가와 미국 금리, 달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중국의 실물 수요 회복 여부가 가격 방향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휴 이후 중국 제조업체의 구매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는지와 낮아진 구리 재고가 실제 수요로 연결되는지가 주요 관전 요소다.
자료: NH농협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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