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글로벌 500 기업 조사, “韓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준비 부족”

[산업일보]
한국의 스타트업이 기술 경쟁력은 갖추고 있지만, 글로벌 진출 준비도와 비즈니스 모델 차별성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아 해외 진출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KITA, 이하 무협)는 지난 1월9일부터 2월8일까지 한국스타트업 글로벌 생태계에 관심이 있는 다국적 대기업 102개사에 실시한 ‘포춘 글로벌 500 기업 대상 오픈 이노베이션 트렌드 설문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10점 기준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 경쟁력에 7.4점, 글로벌 진출 준비도는 6.1점, 비즈니스 모델 차별성은 6.4점으로 평가했다. 응답자들의 55%는 한국 스타트업의 강점으로 혁신 기술 경쟁력을 꼽았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무협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것에 비해 해외 진출 준비가 미흡하다고 파악했다.

무협 스타트업해외진출실 박필재 실장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글로벌 진출 시 상대국의 기업 문화와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면 기업의 신뢰를 크게 깨트릴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이러한 부분에서 아직 미흡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무협은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글로벌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한 사전 교육과 기술실증(PoC) 진행 시 이노베이션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PoC는 신기술 및 혁신 솔루션을 실제 복합 다중시설이나 대기업 내외부 시스템에 접목해 스타트업에게 트랙 레코드와 실증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설문조사에서 연 평균 약 10~25건의 PoC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업 전략과의 적합성, 시너지 효과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 기업 중 84%는 향후 특정 요소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보완적 기술을 가진 파트너 기업과 협업해 공동으로 연구개발(R&D)를 하는 공동 기술실증(Joint PoC)이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PoC가 이뤄질 때, 두 기업 사이에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한 소통의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노베이션 컨설팅을 지원한다는 것이 박 실장의 설명이다.

그는 “PoC 진행 시 기업별로 그 기간과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2주 만에 끝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2~3달이 걸리기도 하고, 연구비용도 부담하는 비중이 다 다르다”면서 “이러한 부분을 정형화 해서 양자간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기업에 제안하기도 한다. 글로벌적으로도 이노베이션 컨설팅 분야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대기업들은 10곳 중 9곳은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유지 혹은 확대할 계획이다. 응답 기업 중 69%는 스타트업의 설립 단계부터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사업을 키워나가는 스타트업 스튜디오가 미래 기업 혁신 전략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협은 국내 유망 기술기업의 GVC 편입을 위해 ‘포춘 500 커텍트’ 등 매칭 사업과 함께 스타트업 R&D 해외 현지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다양한 방식의 현지 기술실증과 협력 기회 제공 및 모델을 발굴해 글로벌 대기업과의 사업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