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거래 및 온라인쇼핑에 대한 의존성이 가속화함에 따라 전통 유통 시장이 설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 SSM(Super Supermarket, 기업형슈퍼마켓)은 월 2회 공휴일 휴업 의무화 및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 제한 등의 규제에 묶여있다.
이와 관련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유통학회 등 유통물류 관련 4개 학회를 대상으로 전문가 108명이 응답한 ‘유통규제 10년, 전문가의견 조사’의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 10명 중 7명은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전통시장까지 패자로 내몰았다고 답했다. 실제로 전체 유통시장에서 전통시장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3년 14.3%에서 2020년 9.5%까지 하락했고, 대형마트 점유율 또한 2015년 21.7%에서 2020년 12.8%로 줄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로 인한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를 묻는 질문에 76.9%는 ‘효과가 없었다’라는 반응이 나왔고, ‘대형마트 규제에 따른 수혜 업태 인식’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온라인쇼핑’을 꼽았다.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 이은철 팀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유통시장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면서 온라인 쇼핑 및 식자재 마트 등의 제3의 플레이어가 나타났다. 그에 따라 소상공인과 전통 유통 시장이 받아야 할 혜택이 온라인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유통시장 구조 변화와 규제 실효성을 반영해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새로운 혁신과 발전 기회가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대형마트 규제 완화 또는 폐지하되, 중소유통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라는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금까지 규제 강화 일변도 정책에서 중소유통의 자생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한 것이다.
전통시장 등 중소유통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특성화 경쟁력(50.0%)’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서비스 경쟁력(48.1%)’, ‘배송 물류 경쟁력(42.6%)’, ‘디지털화 경쟁력(42.6%)’, ‘개별상인 조직화 및 협업화(20.4%)’순으로 집계됐다. (중복응답)
이은철 팀장은 본보와의 전화에서 “중소유통시장의 특색을 살려 차별점을 강조하고, 서비스 및 인프라적인 부분들을 개선해 효과적인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