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인사청문회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에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오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진행된 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초반부터 여야가 날선 대립각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89일 만에 퇴임하는 방문규 산업부 장관을 두고 ‘총선용 인사’라며 질타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미 떠나간 사람을 두고 이야기하는 건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의미가 없다고 맞섰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문제는 박영순 민주당 의원이 먼저 지적했다. 그는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엑스포 유치 실패에 책임지지 않았고, 안 후보자 역시 엑스포 유치 실패, 수출악화, 통상정책 실패 등 책임을 지고 경질되어야 함에도 다시 장관후보자로 지명됐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던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엑스포 유치 실패의 책임이 국민 모두에게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분위기가 과열됐다. 그는 “엑스포 유치 실패는 모든 국민에 책임이 있고, 우리 정치권에도 책임이 있다”며 “몇 사람을 찍어 책임을 묻겠다는 건 미래를 이야기하는 이 자리에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공격을 퍼부었다. 신영대 민주당 의원은 “박 의원의 말은 국민을 모욕하는 잘못된 지적”이라면서 “누가 봐도 참패한 결과를 두고 국민에 책임이 있다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이 엑스포 유치 실패 책임을 전 국민에게 전가했다”면서 “총선을 앞두고 고마운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엑스포 유치 실패에 정말 국민의 책임이 있냐”며 안 후보자를 압박했다.
안 후보자는 “국민들은 책임이라기보다 안타까운 마음을 나누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정청래 의원이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자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안타까운 결과가 나와 송구스럽다”고 응답했다.
박 의원은 수습에 나섰다. “국민의 책임이라고 이야기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런 발언을 했다면 의도한 게 아니라 여야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뜻이었다”라고 정정했다.
민주당은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부분의 국가는 사우디가 될 것이라 예측했고, 함께 유치활동을 했던 기업 관계자들도 ‘안 하면 찍힐까봐’ 참가했다고 말했다”면서 “마치 역전할 수 있는 것처럼 사기를 쳤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후보자는 “지지하던 국가들이 마지막 순간에 입장을 바꾼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못 미친 부분이 있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