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AI로 대변되는 디지털화가 진행되는 동안 해킹과 국정자원 화재 등의 사건 발생은 현재 한국의 산업계가 가고 있는 방향과 속도에 대해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노조법과 중대재해법 등 각종 정책들은 산업계의 주축인 근로자와 사측의 공생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기도 했다.
한편, 전 세계의 화두인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신설되면서 산업계 역시 발빠른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으며, 하반기에는 전인미답의 코스피 4,000P에 도달하기도 했다. 아울러, 2기 트럼프 정부 이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과제인 ‘관세전쟁’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일단락됐다.
이에 본보는 올해 산업계를 달군 10가지 뉴스를 선정해 독자들과 올 한 해를 돌아보고자 한다.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관심은 과연 트럼프 행정부가 어느 정도의 관세를 한국의 수출 제품에 매길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특히, 일본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관세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한국 경제계는 불안감에 들썩였던 것이 현실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APEC 정상회의와 연계해 진행된 한국과의 무역 협정을 통해 ▲미 금융투자 3천500억 달러는 현금투자 2천억 달러와 조선업 협력 1천500억 달러로 구성 ▲현금투자의 연간 상한은 200억 달러 ▲조선업 협력은 우리 기업들의 투자와 금융기관 보증 및 선박금융으로 구성 ▲자동차/부품 관세 15% 인하 등에 합의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자동차, 부품 분야의 관세 인하다. 그동안, 미국 측에서 제시한 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고사 위기에 몰릴 수도 있었던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이번 관세인하를 통해 큰 시름을 덜게 됐다.
한화투자증권의 임혜윤 연구원은 ‘한미 관세 협상 : 이 정도면 선방’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합의를 했다고 본다”는 의견을 전했다.
임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관세는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게 됐고, 현금투자 부담은 당초 우려보다 완화됐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시장 조달(채권 발행)을 늘리지 않고, 자체 조달 가능할 것으로 추정한 외화 규모가 150억~200억 달러였다. 9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인 4천220억 달러 중 유가 증권은 3천784억 달러다.
단순 계산이기는 하지만, 연 5% 이상 수익을 내면 200억 달러를 자체 조달이 가능하다. 외환 보유액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대표기관인 한국투자공사의 최근 10년 연환산 수익률은 5.4%고, 9월 말 기준 올해 수익률은 11.7%, 운용 수익은 266억 달러다.
원금 회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통령실에서 밝힌 바와 같이 양해각서(MOU)에 상업적 합리성을 명시해 수익성 있는 부문에 투자하고, 특정 프로젝트 손실을 다른 프로젝트에서 보전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SPC를 설립한다면, 손실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다.
IBK투자증권이 최근 발표한 ‘한국 자동차 관세 25%에서 15%로 인하’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관세 인하로 현대차, 기아의 가격 경쟁력 회복 및 마진 개선 여지가 확대되며, 관세율 인하로 대당 800만 원 수준의 비용이 500만 원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해당 보고서는 관세율 인하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 각각 관세 영향이 2조 1천억 원, 1조 6천억 원 감소할 예정이며,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 대비 현대차는 16%, 기아는 13% 상향될 것이라는 전망치를 제시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번 관세협상 결과에 대해 “관세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대미 무역, 투자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며, 특히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등 분야에서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된 점은 다행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