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국가적으로 중요한 데이터가 해외 빅테크 기업의 AI를 통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이터 주권’이 중요한 화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재난관리 체제 관련 데이터는 국가의 핵심 정보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자국의 독자적인 AI를 개발해 재난 대응 시스템에 활용하는 방안 마련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6일 국회에서 개최된 ‘한국형 소버린 AI 재난․안전 운영체제 구축방향 국회 토론회’에 기조발제자로 참석한 한국재난안전정책연구원 신병곤 원장은 “한국의 지형이나 기후 특성을 학습한 AI가 있어야 재난 방지에 유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형 소버린 AI 재난․안전 운영체제 구축방향’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한 신 원장은 “한국의 재난은 더 자주, 더 넓게, 더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며 “디지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물리적 재난이 디지털 마비로 이어지면서 피해가 증폭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원장의 언급에 따르면, 현 체제는 데이터는 곳곳에 있으나 국가 차원의 통합적 시야는 분절돼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운영하는 재난체제 OS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플랫폼 프레임으로는 국가가 하나로 작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은 뒤 “OS을 구축해 작동 원리 및 권한 구조를 규정하고 ‘근거’를 기반으로 재난 대응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소버린 AI의 중요성에 대해 신 원장은 “단순히 국산 AI가 아니라 제어권의 주체가 소버린 AI의 핵심”이라고 말한 뒤 “재난 안전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반드시 국가와 공공 체계 안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난 방지에 있어 한국형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언급한 신 원장은 “대한민국은 매우 특수하고도 역동적인 재난 구조를 가진 나라”라며 “특히, 기후재난, 도시재난, 산업재난, 사회재난, 디지털 재난까지 아주 짧은 거리와 시간 안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압축적이고 다이내믹한 재난 환경을 가진 나라”라고 정의했다.
아울러, 재난안전 AI의 특성에 대해 신 원장은 “재난안전 AI는 창의적인 AI보다 근거 기반 AI여야 한다”며 “재난 매뉴얼, 법령, 과거 사례, 시설 정보 센서 데이터, 현장 기록을 활용해 근거에 의해서 판단하도록 만드는 구조가 필요하고 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지원과 실행이 연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신 원장은 “한국형 소버린 AI 기반의 재난 운영 체계는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 설명이 아닌 정책적 결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