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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슈퍼맨’

기사입력 2011-11-10 19: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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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골프데일리 최아름기자] 세계 골프 강국으로 우뚝 선 한국낭자군의 성공을 이끈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골프 대디’의 헌신적인 희생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24시간 늘 자녀 곁에서 매니저이자 코치, 운전기사, 캐디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은 골프대디의 보이지 않는 헌신을 들여다보자.

성공한 스포츠 스타 뒤에는 언제나 아버지가 있었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종목이 바로 골프다. 개인종목인 골프는 훈련부터 교습, 대회출전, 이동, 숙식, 스폰서십 체결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만큼 아버지의 역할이 막중하다. ‘골프대디’는 누가뭐라해도 박세리의 아버지이다. 그는 독학으로 배운 골프를 딸에게 접목시키면서 자신만의 훈련법으로 딸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냈다. 그가 박세리에게 스파르타식 훈련과 공동묘지 훈련은 세리키즈의 골프대디들에게 신화이자 자녀교육 매뉴얼이 됐다.

1999년 미국에 진출한 김미현 역시 아버지와 어머니, 세 가족이 투어 경비를 아끼기 위해 중고 밴에서 이동과 숙식하는 스토리는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게 하기도 했다. 박지은, 장정, 한희원 등 성공한 한국의 여자골프 선수들의 뒤에는 든든한 후원자이자 원군이 아버지들 때문에 성공가도를 달렸다.
미국의 한 언론은 “한국 골프선수들의 뒤엔 경기장에서 함께하는 전문캐디 외에 24시간 붙어 다니는 또 다른 캐디가 있다”며 한국 골퍼들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아버지들을 이렇게 표현했다. 국내 선수들이 미국에 첫 진출했을 때, 그리고 첫 승을 일궈낼 아버지들은 언론의 비판이 되기도 했고, 때론 감동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골프대디’의 끝없는 헌신
골프는 시간과 돈이 모두 투자되는 운동이다. 보통 주니어로 시작해서 프로가 되기까지 10년 이상 시간과 금전을 투자해야 한다. 프로가 된다 해도 우승을 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오죽하면 골프대디들 사이에서는 ‘집안이 빨리 망하려면 정치, 살살 망하려면 딸에게 골프를 시켜라’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세계 골프계를 호령하는 재목으로 키워낸 신지애의 아버지 역시 신지애가 프로로 데뷔하기 4년 전만 해도,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5만 원짜리 방에서 살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골프를 시키기 위해 주변 사람들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딸을 대회에 참가시켰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그는 딸과 함께 아파트 20층 계단을 7번씩 오르내리도록 하고, 운동장을 20바퀴씩 뛰게 하는 혹독한 훈련을 함께하기도 했다.

2008년 US오픈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의 아버지 역시 딸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12살의 어린 딸을 미국으로 보냈다. 기러기 아빠를 자청한 뒤 뒷바라지를 위해 자신의 생활은 완전히 포기하는 등 끝없는 헌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골프선수의 딸을 뒷바라지를 위해 배추농사와 포크레인 운전사를 병행하는 골프대디도 있다. 그의 하루 일당은 40만원이지만 딸이 라운드를 한번하면 40만원일 날아간다며, 그의 안타까운 삶이 공중파 방송을 타기도 했다. 레슨비와 대회 참가비, 용품 구입비 등 라운드 비용을 포함하면 보통 주니어 골퍼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한 달에 500만원이 넘는다. 이처럼 골프대디들은 엄청난 재정적인 압박과, 성적이 잘 나지 않는 딸의 장래만을 믿고 기다려주었고, 딸이 더욱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노심초사하며 뒷바라지를 마다하지 않는다. 어쩌면 우승을 차지하는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는 들러리가 될 뿐인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유망주’라는 말, ‘꿈나무’라는 한 마디 말을 믿고 걸어온 힘든 길은 걸어가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한국의 골프대디들은 자녀의 골프를 위해 인생을 송두리째 희생한 사람들이다. 운전기사로, 매니저로, 요리사로, 캐디로, 엄격한 스승으로 개인생활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자녀의 골프를 위해 인생을 송두리째 희생하는 부모의 헌신과 끈끈한 가족애는 한국선수들이 LPGA 무대를 주름잡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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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골프대디’들 직업!
국내외 대회장을 따라다니는 아버지들의 직업에 대해서는 일반의 궁금증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들 중에는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개인사업자가 많다. 특히 건설과 건물 임대업 등의 종사자들이 많다. 강경남, 이주은 등의 아버지가 건설업에 종사하는데, 사업가들이 많은 이유는 직업상 자식의 뒷바라지를 하기에 시간적, 금전적으로 가장 여유 있기 때문이다. 골프대디들 전직 직업 중에는 야인출신도 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필드에 떠도는 소문으로는 야인 출신이 줄잡아 10여 명도 넘는다 하니, 골프대디들의 직업 분포를 따졌을 때 가장 많은 숫자이기도 하다. 희한하게도 야인 출신 다음으로 경찰관 출신의 아버지도 눈에 띈다. LPGA 무대에서 활약하는 장정과, 최운정 아버지는 둘 다 경찰관 출신이다. 외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골프부자를 이제는 국내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피를 물려받은 운동선수 집안도 있다. 최광수와 아들 최형규, 국내남자 프로골프의 원로 허재현과 일본에서 활동 중인 아들 허석호가 그 주인공이다. 최광수와 아들 최형규는 현역에서 함께 뛰고 있으며, 나란히 대회에 출전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타타이거즈에서 맹활약했던 김준환 원광대 감독의 딸은 김상희 전 해태타이거즈 조창수 타격코치의 딸이 조윤희다. 조윤희는 아버지와 함께 엄마도 운동선수 출신이다. 국가대표 배구선수로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여자배구 동메달의 주역인 조혜정이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의 아들 김준도 골프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특이한 운동선수 출신으로는 지은희의 아버지가 눈에 띈다. 전직 수상스키 국가대표 감독출신으로 현재는 수상스키협회 이사 명함을 갖고 있다. 골프대디들 중에는 파일럿 출신도 있다. 임성아의 아버지와 박시현의 아버지는 대한항공 파일럿 출신이다. 교수 출신의 골프대디도 있다. 미셸 위의 아버지는 하와이대 관광경영학과 교수이며, 박희영의 아버지는 대림대학에서 사회체육을 가리치고 있다.
1990년대 아마추어 골프계를 주름잡았던 김주형은 아나운서 김동건의 아들이다.

가장 눈에 띄는 직업의 가진 골프대디는 신지애의 아버지다. 신지애가 골프선수로 입문하기 전까지 목사로 활동했다. 이 때문일까. 신지애는 인터뷰를 할 때마다 성경 구절을 인용하거나, 우승 때는 ‘하나님께 우승의 영광을 돌린다’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LPGA 선수들도 ‘골프대디’시대
박세리 이후 한국 골프가 세계무대에서 활약한 지 만 10년이 된 지금, 외국 선수들의 아버지에게도 ‘골프대디’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세계무대에서 좋은 활약은 선수 자신의 부지런함과 부단한 훈련 덕이며 그 뒤에서 돌봐준 아버지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미셸 위는 물론 폴라 크리머, 모건 프리셀, 수잔 페테르센 등 서양 선수들은 한국처럼 부모가 쫓아다니고 있다.
그 중 폴라 크리머는 파일럿 출신의 아버지가 정년퇴직 뒤 딸의 뒷바라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모건 프레셀 역시 할아버지가 그림자처럼 손녀의 손과 발이 돼주고 있다.

이제 외국 선수들의 부모들도 한국 ‘골프대디’의 극성이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타이거우즈를 ‘골프 황제’로 키워낸 사람 역시 아버지이며, 앤서니 김을 ‘리틀 타이거 우즈’로 만든 이도 역시 아버지이다. 미셸 위도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했고, 지금도 아버지가 함께하고 있다.
박세리가 LPGA 투어에 진출 한 지 14년째가 됐다. 세계 최고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이 이제는 LPGA 투어의 주류 중 하나로 성장했다. 그들은 서양 선수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LPGA 투어에 새로운 포전문화 ‘골프 대디’를 만들고 있다.

빗나간 ‘골프대디’의 사랑
지난해 11월 한국프로골프투어 Q스쿨 기간 중 대회장인 군산 골프장의 그린에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났다. 81개나 되는 군산 골프장의 홀 중 유독 대회가 열리는 홀의 그린이 삽으로 파헤쳐 있었다. 이로 인해 경기 진행이 엉망이 되었고, 한국프로골프협회와 경찰은 Q스쿨 예선에서 탈락한 선수의 부모가 저지른 사건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8년 11월 16일 제주 세인트포 경기장에서 벌어진 레이디스 유러피언 투어 겸 KLPGA 투어 세인트포 마스터스 대회 도중에는 한 선수가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해 외국 선수들이 항의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이처럼 우리는 종종 미디어를 통해 골프대디들의 빗나간 사랑에 대해 안타까운 현실을 보고 있다. 오죽하면 국내 주니어 대회는 대부분의 갤러리 입장을 금지하고 있다. 골프대디의 룰 위반은 물론이거니와 타 선수 경기 방해가 너무 심해 내린 조치이다.

또한 골프의 올인 문화로 인해 골프를 하는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 되었다. 학교수업을 제대로 시키지 못하면서 자녀를 ‘스윙머신’으로 만든다는 지적은 우리가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골프대디는 성적을 위해 자식의 사생활도 철저히 감시한다. 한 남자 유명 선수의 어머니는 아들이 여자선수와 사귄다는 얘기를 듣고 여자선수의 훈련장으로 찾아가 머리채를 잡고 ‘내 인생을 다 바친 아이이니 접근하지 말라’며 으름장을 높기도 했다.

빗나간 자식사랑은 오히려 선수를 망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지름길일 수도 있다. 최경주는 “골프대디는 선수를 자립심 없는 로봇으로 만들기 때문에 그런 부모 밑에서 자라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아니카 소렌스탐은 “내가 쉴 때는 골프를 생각하지 않고 인생을 즐기려 노력한다. 그러나 한국선수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지 못하고 승부에만 끌려가는 한국 선수들. 그것이 이제까지 소렌스탐을 비롯한 외국 선수들의 눈에 비친 모습이고, 또 ‘골프대디’들의 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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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골프대디’들에게 고하다
10여 년 전 우리 국민 전체가 깊은 시름에 잠겼을 때 한국 여자골프는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줬고, 이제는 세계 여자골프에 있어 태극낭자들을 빼 놓고는 이야기가 안 될 정도로 골프 역사에 입지를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골프를 한다고 해서 모두 다 큰돈을 버는 스타가 되지는 않는다.
자식을 성공적이 프로골퍼로 키우기 위해선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들을 미리 정검해 봐야 한다. 좋은 체격조건과 뛰어난 운동감각, 빠른 두뇌회전, 두둑한 배짱, 강인한 이내심 등이 선천적인 요인이라면 좋은 지도자와 헌신적인 뒷바라지, 풍부한 경기경험, 영리한 코스매니지먼트 능력 등은 후천적인 요인이다.

1000명의 아이들이 동시에 골프를 시작한다고 가정할 때 장밋빛 인생을 향유할 수 있는 아이는 2~3명에 불과하다. 경쟁력 있는 프로골퍼 한명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또 선수 본인은 물론 가족 무두가 ‘고3 수험생’을 둔 것 같은 숨 막히는 생활을 10년 이상 해야 한다. 여기에 ‘승운’이라는 하늘의 도움까지 따라야 하니, 정말이지 벌써부터 입이 떡 벌어진다. 예비 골프대디들은 이런 수많은 문제 앞에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저질러 놓고 보자는 생각은 아이에게 큰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또 시작하기로 했다면 목표를 이룰 때까지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 세밀한 계획을 세우고 출발해야 한다.
골프를 시작한다고 해서 보두가 박세리나 최경주, 신지애같은 성공모델을 내 자시의 미래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그건 전혀 보장되지 않는 신기루일 뿐이다.

자매사 : 골프먼스리코리아 www.golfmonthly.co.kr / 02-823-8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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