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국내 연구진이 휘어지고 늘어나는 디스플레이에 응용될 수 있는 플라스틱 반도체 재료를 개발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해서는 전하이동도가 높으면서 가공성이 좋은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데 최고 수준의 전하이동도를 갖는 플라스틱 반도체 재료를 개발한 것이다.
경상대학교 화학과 김윤희 교수 연구팀과 중앙대학교 화학과 정대성 교수 연구팀이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공동연구)과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 9월 23일 자에 게재됐다. 한편 연구팀은 관련 원료물질 등에 대해 4건의 국내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최근 국내외 연구자들에 의해 무기물 실리콘 반도체의 높은 공정 비용과 낮은 유연성을 극복하고 접거나 늘어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유기태양전지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전도성 유기물 재료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유기물을 이용한 박막트랜지스터는 전하이동도가 대부분 5이하로 아몰레드*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구동을 위해서는 10이상의 전하이동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지난 1월 4.97의 전하이동도를 갖는 플라스틱 반도체 재료를 개발한데 이어, 12의 전하이동도를 갖는 세계 최고 수준의 플라스틱 반도체 재료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액정 디스플레이는 보통 약 0.5정도의 전하이동도면 구동이 가능하지만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구현 등을 위해서는 10이상의 전하이동도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 전기가 흐르는 플라스틱 가운데 이러한 성능을 갖는 물질은 보고되지 않았다.
12의 전하이동도를 갖는 플라스틱 반도체 재료 개발로 향후 디스플레이는 물론 태양전지, 센서, 라디오파 인식장치(RFID), 생물인식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이동도를 높이기 위해 반도체 플라스틱 구조를 전략적으로 설계한 데 있다.
일반적으로 고분자 반도체는 용해도를 높이면 전하이동도가 낮아지고, 반대로 전하이동도를 높이면 용해도가 낮아진다.
이에 연구팀은 플라스틱을 이루는 주사슬과 곁사슬 사이에 선형의 지방족 사슬을 넣어 용해도는 높이면서 동시에 주사슬간 거리를 좁혀 사슬간 전하이동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