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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Ⅰ] 국가 점착 산업 발전 이끈 1세대 개척자
홍보영 기자|papersong@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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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Ⅰ] 국가 점착 산업 발전 이끈 1세대 개척자

광학용 점착 필름 개발 매출 186억 강소기업 일궈

기사입력 2014-10-07 04: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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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세일하이텍 박광민 대표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하는 아흔 한 번째 기능한국인이 됐다. 박 대표는 국내 점착 산업 발전을 이끌어온 국산 점착제 제조의 1세대 개척자로 오랜 현장경험을 통해 36년간 종사해 온 화학분야 전문가다.


[PEOPLE Ⅰ] 국가 점착 산업 발전 이끈 1세대 개척자
㈜세일하이텍 박광민 대표


박광민 대표는 국내 점착기술 발전을 선도해온 한국 점착제 제조 분야의 1세대 숙련기술인이다.
박 대표는 점착 테이프 및 필름에 관한 기술 개발로 80년대 초만 해도 대부분 수입 제품을 사용해야 했던 산업용 점착제 국산화에 크게 기여했다. 90년대 말 평면 TV 등장과 함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광학용 점착 필름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광학용 점착 필름은 전자제품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 등 정밀 부품을 먼지나 스크래치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필름을 붙였던 자리에 오염이나 결점이 최대한 남지 않아야 하므로 반도체 공장 수준의 클린룸 시스템에서만 생산할 수 있다. 또한 매우 얇고 정교하게 만들어야 해서 고도의 배합기술과 코팅기술을 필요로 한다. 기능에 따라, TV, 컴퓨터 모니터, 휴대폰 등의 디스플레이에서 컬러 필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외양간에서 시작한 회사

1985년, 박 대표는 점착 테이프 및 필름 전문 제조기업 ㈜세일하이텍을 설립했다. 변변한 사무실 하나 없이 황토벽에 양철지붕을 얹어놓은 우사(牛舍)에서 직원 한 명을 데리고 시작한 그의 회사 ㈜세일하이텍은 현재 매출액 186억원(2013년 기준)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대표 제품은 광학용 점착 필름으로, 현재 회사 전체 매출의 5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과 달리 창업 초기에는 양면테이프, 알루미늄 테이프, 건축 내외장재용 보호 테이프 등이 주력 상품이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점착기술이 낙후돼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은 전자제품에 로고 붙이는 데 쓰는 양면테이프 하나까지 다 일본이나 미국 수입품을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박 대표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을 국내 최초로 개발‧판매해 산업계 전반에 걸쳐 원가 절감 및 품질 개선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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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은 만능 숙련기술인 키워내는 인큐베이터

박 대표가 창업하자마자 시장의 니즈를 간파한 제품들을 개발할 수 있었던 건 점착 분야 중소기업에서의 직장생활 경험 덕분이었다. 경남공업고등학교 금속과와 인하대학교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당시 점착 테이프를 만들던 협성화학 연구소에 입사했다. 경기가 좋을 때라 대기업 취업도 어렵지 않았지만 일본 유학의 기회를 준다는 얘기를 듣고 협성화학을 선택했다. 그 곳에서 그는 8년 간 포장용 테이프, 전기 절연용 테이프, 문구용 스카치테이프 등을 만드는 일을 담당했다. 제품의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중소기업에 다니지 않았다면 지금의 자신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직장생활 기간 동안, 일본 고분자학회 연구소에 가서 기술을 배울 기회도 있었다. 유학이라기보다는 해외 인턴에 가까웠지만 박 대표는 그 곳에서의 경험이 훗날 큰 자산이 됐다고 피력했다.
“매월 일본인 연구원이 제게 과제를 하나씩 내줬었어요. 그 과제를 풀면서 본격적으로 기술 연구에 눈을 뜰 수 있었습니다. 또 그 때 받은 교재를 번역해 나중에 직원 교육용 자료로 쓰기도 했고요. 한국에는 그런 기술서적이 없었던지라 제가 들여온 번역본이 업계에 돌고 돌아 나중에는 다른 회사 사람들이 그 책을 갖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일본 시장 공략, 제품 판로 개척 난관 돌파

물론 기술력이나 실무 경험만 가지고 사업이 처음부터 승승장구할 수는 없었다. 시장의 니즈에 맞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판로를 뚫기가 쉽지 않았던 것. 사실 점착 제품에 있어 기술력의 차이는 겉으로 봐서 확인할 수 없고, 악조건 하에 세밀하게 항목을 나눠 테스트해봐야 알 수 있다. 게다가 반도체 등 정밀 부품 보호 필름의 경우 비착면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주게 되면 그로 인해 제품 전체 품질이 크게 떨어뜨리거나 아예 못 쓰게 만들 수도 있어, 구매 기업 입장에서도 기존에 쓰던 수입품을 이름 없는 영세업체의 제품으로 대체하는 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국내 시장 판로 개척의 어려움을 체감한 박 대표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특히, 제품력만 뛰어나다면 시장 진입 문턱이 그리 높지 않은 일본을 먼저 공략했다. 일본은 제조업체가 외국 제품을 직접 수입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대부분 수입업체 등을 통해 거래했기 때문에 먼저 일본 내에서 열리는 전시회나 박람회 등에 나가 제품을 선보였다. 그곳에서 제품을 본 수입업체들이 나중에 연락을 해오면 샘플 제품들을 가져가 시험해본 후 거래가 성사되는 식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산요전기, 미쓰비시전기, 후지쯔 제너럴, 마쓰시타(現 파나소닉) 등 쟁쟁한 기업들이 ㈜세일하이텍 제품을 사용하게 됐고, 알루미늄 테이프의 경우 일본 시장 점유율이 한 때 70%에 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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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名’의 장벽, 실력으로 뛰어넘다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길이 열렸다. 세일하이텍과 가장 처음 거래를 시작한 대기업은 럭키(現 LG화학)였다. 박 대표가 찾아갔을 당시 럭키는 건축 붐과 함께 수요가 많아진 비닐장판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장판 제작 시 연결부에 들어가는 점착 테이프를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쓰고 있었다. 수입 대체품을 들고 찾아간 박 대표를 그들 역시 처음에는 외면했다. 그러나 일본산 점착 테이프로 인해 제조 공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기회가 생겼다. 장판 제작에 쓰이는 점착 테이프는 200도 이상의 고열을 견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만들어진 장판 전부를 폐기해야 됐다. 또한 해외에서 주문해 사용하는 제품인지라 구매자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힘들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해결이 쉽지 않았다.
이런 애로사항을 알게 된 박 대표는 문제가 된 부분을 해결한 응용 제품을 개발해 다시 찾아갔다. 개발품 역시 처음부터 믿고 써주지는 않았다. 럭키에서는 샘플 수량을 조금씩 늘려 주문하면서 거의 반년 이상 세일하이텍 제품을 시험했다. 그러던 중 럭키 공장장으로부터 회사에 직접 와서 이 제품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브리핑해보라는 연락이 왔다. 박 대표는 제품 제조 공정을 상세히 담은 차트를 만들어 갔고, 일하이텍이 해당 제품을 지속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공장장에게 설명했다. PT를 마친 그날로 럭키와의 거래가 시작됐다. 그 관계가 오랜 시간 이어지면서 나중에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도 점착 제품에 한해서는 세일하이텍에 맡기도록 추천할 만큼 단단한 신뢰가 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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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광학용 점착 필름 개발로 성장 모멘텀 마련

90년대 말, LG전자 쪽에서도 기술 개발 요청이 들어왔다. 그들이 요청한 제품이 바로 현재 세일하이텍의 주력 제품이 된 광학용 점착 필름이다. 평면 브라운관의 등장과 함께 그 분야를 선도하던 LG, 삼성 등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이 제품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됐다. 당시 이미 건축 내외장재 보호필름 등으로 국내 산업용 점착 제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세일하이텍은 좀 더 고도화된 광학용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고, 광학용 점착 필름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면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이처럼 박 대표는 사업 초창기부터 줄곧 시장 수요와 트렌드에 맞춘 기술 개발에 비용과 시간, 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총 12개의 특허와 2개의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다. 8명의 개발 인력이 있으며, 박 대표 자신도 대표이사 외에 유일하게 맡고 있는 자리가 연구소장일 만큼 기술 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다. 신규 아이템 발굴을 위해 박 대표는 매년 5회 이상 해외의 기술 박람회나 전시회 등에도 참석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한 나노소재 기업의 의뢰에 따라 신규 아이템인 고기능성 투명전극 시트를 개발해냈다. 1년 6개월 만에 개발에 성공한 고기능성 투명전극 시트는 향후 광학용 보호필름의 뒤를 이을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기능성 투명전극 시트는 한 마디로 ‘전기가 통하는 필름’이다. 전자파를 차단하는 용도나 보온, 발열 등의 효과를 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후면 유리와 달리 열선을 넣을 수 없는 전면 유리에 이 고기능성 투명전극 시트를 적용하면, 날씨가 추워져 창에 성에 등이 낄 때 열선 없이도 유리를 녹일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어떤 제품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그 쓰임새는 무궁무진해질 것으로 예상되나, 설비나 기술력 등의 한계로 웬만한 회사에서는 시도하기 힘든 기술이다.

‘엔지니어가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

점착 제품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제일’이 되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세일하이텍은 이제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가 됐다. 숙련기술인으로서의 첫 목표를 거의 이룬 박 대표가 새롭게 세운 목표는 ‘엔지니어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엔지니어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그들 개인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 국가가 잘 살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 이를 위해 앞으로 그 동안 자신이 일궈온 숙련기술과 노하우를 나누고, 숙련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업과 개인 차원에서 노력해나갈 예정이다.




숙련기술인 후배들에게 귀띔하는 3가지 성공 비결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숙련기술인 후배들을 위해 다음의 3가지 성공 비결을 밝혔다.

▲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

숙련기술인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현장에서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공고 3학년 시절, 대학은 꼭 가야한다는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박 대표 자신도 대학에 진학했지만 결국 산업현장에서는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꼈다고 한다. 이러한 박 대표의 지론에 따라 ㈜세일하이텍은 현재 특성화고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직원들을 채용하고 있으며, 일학습병행제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 업무에는 미분식, 인간 관계에는 적분식으로 접근하라

자신이 맡은 업무에 대해서는 늘 호기심을 가지고 세부적으로 쪼개보며 질문을 던져야 하고,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계속해서 쌓아나가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뜻의 조언이다.

▲ 직장은 일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혁신하러 가는 곳이다

직장을 그저 일하러 가는 곳으로 여기지 말라는 뜻.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는 기계가 해도 되지만, 사람은 무언가 개선하거나 새로운 것을 제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인도 회사도 진화할 수 없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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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1부 홍보영 기자입니다. 국내외 무역과 로봇, IoT, 기계·금형산업에 대한 참 소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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