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과 거래하는 우리나라 업체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본사와의 접근성이나 기술협력에 있어서 우리나라 업체들만큼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최근 서울 가양동에 신사옥을 오픈한 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주)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 쇼룸을 대폭 확대하고 국내 고객들과의 소통을 좀 더 원활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주) (이하 한국미쓰비시)는 폭넓은 제조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PLC, AC SERVO, INVERTER 등,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기능·고품질의 FA기기제품, 그리고 산업계의 Mother Machine이라고 불리는 공작기계의 중추 역할을 하는 NC, 정밀 가공을 실현하는 방전가공기·레이저가공기, 그리고 생산설비의 자동화·고부가가치를 실현하는 산업용 로봇 등 고객 여러분의 폭 넓은 필요에 대응하는 다양한 FA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한국미쓰비시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조업 분야에서는 산업시스템의 최적화, 전체 코스트 삭감, 신뢰성 향상 등의 요구가 점점 높아지면서, 그곳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기기, 기계에 대해서도 그 필요에 대응하는 제품의 제공이 요구되고 있다”며, “이번 신사옥이전과 쇼룸 오픈을 통해 고객들에게 파트너이자 친구로서 다가가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제조업 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제조업 3.0 자동화 혁신 등에 있어서도 조우영 전무는 제조공정에서부터 표준화를 위해 ‘eF@ctory’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에너지 저장 공장인 ‘e&eco'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요시유키 사장은 “독일에서도 인더스트리 4.0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결국 플랫폼은 달라도 지향점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새로이 선을 보인 전시장에 대해 김형묵 부사장은 “고객이 샘플 가공을 원할 경우, 전시장에서 가공을 해줄 수 있다”며, “새로 문을 연 전시장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서 기계의 작동과 유지에 대한 교육기능까지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의 언급에 따르면, 한국미쓰비시에서 진행하는 고객지원 교육과 기술지원세미나는 온-오프라인 교육이 동시에 진행된다. 특히 FA분야의 경우 과거에는 교육장 내에서 모의키트를 사용해서 교육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반면, 이제는 오프라인을 교육을 충실하게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전시장의 1층은 한국미쓰비시에서 다루는 기계는 모두 갖고 있으며, 과거에는 장소의 문제로 개별 고객만을 상대로 오퍼레이션 중심 교육을 진행했었다”고 언급한 김 부사장은 “앞으로는 세미나룸과 쇼룸을 사용해서 여러 고객을 모셔서 기종별-테마별로 기술지원 관련 세미나를 진행할 수 있으며, 내년부터는 방전가공과 판금가공 등으로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쓰비시 본사가 강조하고 있는 ‘솔루션 파트너스’개념의 한국정착에 대해 조우영 전무는 “한국 시장에서도 작게나마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들이 있기는 하지만 공개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낀 뒤, “한국미쓰비시는 아직 로우엔드 시장에 대한 공략은 못하고 하이엔드 쪽만 공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향후 한국미쓰비시는 로우엔드와 프로세스오토메이션 분야는 물론, 또 다른 분야의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생산성을 높이고 데이터 처리의 고속화가 가능한 IQR제품과 모션제어기능이 필수로 탑재된 고기능 제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쓰비시본사는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시장에 본사의 제품을 선보이는 속도는 느리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한국미쓰비시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는 있으나 몇 가지 문제가 있어 동시 출시는 어렵다는 입장을 이 자리에서 털어놓기도 했다.
조 전무는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 진출하고 신제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 구축이 필수”라고 전제한 뒤, “한국의 경우, 한글 소프트웨어, 한글 카다로그 등을 준비해야 하며, 제품 투입 타이밍과 현장에서의 충분한 테스트를 거친 후 공급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 과정이 대략 3~6개월 소요된다”고 밝혔다.
한국미쓰비시 측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 FA관련 기기를 개발·공급하는 업체로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회사의 매출 역시 FA와 관련된 부분에서 발생하는 부분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FA분야에 미쓰비시가 역량을 쏟는 비중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조 전무는 “이번에 오픈한 전시장은 2층의 FA와 1층의 산업메카트로닉스로 나눠져 있는데 전자는 콘트롤러 후자는 장비들”이라고 소개한 뒤, “일단 회사 매출의 80%가 FA에 속하고 나머지가 산업메카트로닉스에섭 발생하는데 FA분야는 성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산업메카트로닉스에 조금 더 역량을 쏟을 예정이지만 커버할 수 있는 시장이 크지 않아서 매출규모에서 FA와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했다.
지난 3월 대대적으로 천명한 FA분야 신시장 개척에 대해서는 “상고하저현상이 두드러졌다. 전년도 대비 상반기에 많이 신장한 반면, 하반기에는 상반기 실적을 유지하면서 결국에는 전년 대비 5~10%가량 신장했다”며, “식품포장 쪽은 6개월 정도 시장을 살펴봤는데 하이엔드 쪽은 해외시장, 로우엔드는 국내시장으로 나뉘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현재 통계상, 의미 있는 숫자가 나오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엔지니어를 투입한 장비개발을 통해 결과를 낼 것”이라는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덧붙여 조 전무는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대부분의 업체가 전공정의 설비를 독일이나 미국 등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우리가 만든 FA장비를 들이밀 틈이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인터뷰 말미에 내년도에 식품과 포장분야 외의 FA시장 공략 계획에 대해 조 전무는 “현재 미들레인지 시장에 대한 공략을 주로 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하이엔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 “과거에는 일본 장비 카피했지만 이제는 직접 개발을 해야하는 만큼, 요청이 있는 고객들과 함께 개발용으로 IQR을 공급하려고 한다”라고 내년도 계획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