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해외 주요국에 비해 수출의 품목·국가 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출 부진 타개 및 글로벌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이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최근 ‘세계 10대 수출국의 수출 집중도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WTO 기준 미발표 국가 및 홍콩을 제외한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한국,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캐나다 등 세계 10대 수출국에 대한 수출 집중도를 조사했다.
한국무역협회와 UN의 국제무역 통계를 활용해 수출의 품목·국가 집중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허핀달-허쉬만 지수를 측정한 결과, 한국은 779.3p로 세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전기장치·기기, 자동차 등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구조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상위 10대 수출 품목의 수출액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68.7%로 세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국 다음으로는 일본(753p), 중국(640.2p), 캐나다(621.5p), 벨기에(584.1p), 독일(529.7p) 순으로 수출 품목 집중도가 높았다.
한국의 수출 대상 국가 집중도는 1천19p로 세계 10대 수출국 중 5천734p의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보고서는 한국 수출의 약 40%가 중국과 미국에 쏠려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 뒤로는 일본(971p), 네덜란드(863.7p), 벨기에(779p), 미국(729.9p), 중국(562.5p) 순으로 나타났다. 10대 술출국 중 국가 집중도가 가장 낮은 나라는 독일(434.8p)이었다.
조사 결과에 대해 한경연은 ‘특정 품목 및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한 수출 충격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3.6%로 세계 10대 수출국(6.1%)에 비해 크게 미흡했다.
이에 한경연은 수출이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지속하려면 특정 품목과 국가에 편중된 수출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R&D 등 민간의 혁신을 지원해 경쟁력 있는 품목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