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인도의 한 기업이 고객 상담 업무를 위해 인공지능(AI) 챗봇을 도입한 후, 기존 90%의 상담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13일 '듀칸’(Dukaan)'의 최고 경영자 수미트 샤는 트윗을 통해 AI 챗봇 도입으로 고객 응답 시간이 단축됐으며, 고객 지원 비용은 85%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그는 직원 해고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회사 경영에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말해 사람들의 빈축을 샀다.
인공지능의 기술 발달로 서비스 산업에서 사람들의 일자리가 대체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그의 대량 해고 행위는 사람들에게 무자비한 판단으로 보여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인공지능이 쏟아져 나오면서 많은 전문가 및 언론은 일자리 감소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 3월 골드만삭스는 AI가 정규직 일자리 3억 개를 앗아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AI 발전에 대한 상반된 입장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지난 9일 국내 온라인 여론조사 플랫폼 더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6일간 약 2만 6천 명 대상으로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문 조사를 한 결과, 59.28%(1만5천900명)가 “AI가 많은 일을 담당하게 되면서, 인간의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긍정적인 시선도 있었다. ‘챗GPT가 업무 생산성에 얼마나 도움 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도움된다'는 의견이 절반을 차지했다.
즉, AI로 사람들의 일자리가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는 존재하지만, 그와 동시에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교육대학교 변순용 윤리교육과 교수도 이에 대해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본지기자와 통화에서 “계속되는 AI의 발전 및 등장으로 세계 곳곳에서 일자리 대체는 현재진행 중이며, 그 직종이 전문직까지 확장되고 있다. 20~30년만 지나도 지금보다 큰 일자리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로 인해 직업 수가 줄어드는 등의 현상은 적을 것으로 파악했다. 가령, 과거 19세기부터 등장한 자동차로 인해, 기존 모빌리티로 널리 활용되던 ‘마차’가 점차 사라지고 관련 직종도 소멸됐지만, 자동차 관련 다양한 직종이 부상하며 새로운 일자리가 생성됐다.
변 교수는 이를 언급하면서, 향후 ‘데이터워커’처럼 AI와 관련 새로운 일자리가 계속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전체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현재 화두 되는 일자리 대체 현상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AI의 일자리 위협에 대한 기본적인 조치 및 준비가 필요하다”라는 변 교수의 말처럼 섣불리 AI가 위험한 존재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가속화되는 기술 발전 속 어떤 직업도 일자리 대체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근로자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과 직무 교육 대책 및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