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국내 건설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보편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원자잿값 상승이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 건설업계의 생산성은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다.
건설업의 생산성을 개선할 기술 투자를 활성화하는 한편, 설계 컨설팅·프로젝트 관리 등 높은 이윤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확장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래국토인프라 혁신포럼은 24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트럼프 2기 시대 건설산업의 변화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기홍 맥킨지앤컴퍼니 한국사무소 파트너는 건설업계의 근본적인 생산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토목·에너지 부문의 글로벌 수요가 늘면서 건설업계도 크게 성장해야 할 시기지만, 건설업 특유의 낮은 생산성 탓에 공급을 맞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제조업은 자동화나 첨단 산업의 힘으로 매년 3%씩 생산성이 오르는 반면 건설업은 0.4% 성장에 그친다”라면서 “생산성이 낮으니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관세 정책은 국내 건설업계에겐 큰 부담이다. 김기홍 파트너는 “관세의 영향으로 자재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 내 건설 프로젝트의 경우 4%에서 최대 21%까지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에 기업 규모별로 역할을 나눠 건설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기홍 파트너는 “국내 건설 대기업은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협력업체에 그냥 맡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자재 및 인력수급·인허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 프로젝트의 복잡성이 높아지는 만큼 협력사에 기대는 체계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은 설계·컨설팅·프로젝트 관리 등 높은 중간 이윤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을 확장하고, 시공은 전문 시공업체가 맡는 형태로 분할해야 한다”라면서 “중소기업과 상생하면서도 프로젝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 로봇 등 생산성을 높일 신기술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도 진단했다.
김 파트너는 “국내 건설업계는 생산성을 높일 기술 투자는 거의 없고 협력사나 작업자를 제어·관리하는 툴에만 집중한다”면서 “대대적인 수준의 신기술 도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주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