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코로나19를 비롯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 고금리·고물가 등 복합 경제 위기의 영향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어느 때보다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소상공인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지속가능한 플랫폼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사)한국경영학회와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실은 ‘디지털이 강한 소상공인:민생 경제회복과 소상공인 성장을 위한 플랫폼 생태계 조성방안’을 주제로 26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Value-Up Seminar’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 발제를 맡은 경상국립대학교 부수현 교수는 소상공인의 실제적인 성장을 위해 지자체·산업체·대학(지산학) 협력모델을 제시했다.
부 교수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커머스 생태계의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플랫폼 안에서 상생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연의 운을 뗐다.
이어 “플랫폼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콘텐츠, 상거래 등을 공유하고 거래하는 개념”이라며 “시공간적 제약이 없고, 높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가지고 있으며, 효율적인 광고 효과를 가지고 있어 ‘플랫폼 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주목받으며 발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을 두고는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큰데, 열악한 환경에서 치열한 경쟁을 겪고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마냥 보호하고 지키는 존재로만 봐야 할지 아니면 자생력을 갖춰 성장해 나가는 주체로 봐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살폈다.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잘못된 규제가 생겨버리면, 생태계 자체가 무너지고 기반이 크게 흔들리며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수현 교수는 “코로나19 당시 많은 소상공인이 키오스크나 예약 플랫폼 등 새로운 수요를 찾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시도했다”라며 “하지만 이들의 역량과 자원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문제가 숙제로 남아있다”라고 짚었다.
더불어 “소상공인을 ‘일방적인 약자’로 규정하고 ‘일방적인 강자’인 대기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수많은 정책과 제도가 시행돼 왔다”라며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가 낮고 인력이 부족한 이들의 디지털 능력을 육성하고 더 성장하게 할 수 있는 정책적 접근은 부족했다”라며 그동안의 소상공인 지원책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부 교수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한계에 대한 해결책으로 지산학 실현 모델인 ‘SME 디지털 마케팅 서포터즈’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모델은 지역 소상공인, 지역 거점대학, 플랫폼 기업의 연계 모델이다. 대학내 교육 자산을 바탕으로 디지털 리터리시가 높은 청년들이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목표로 마련됐다.
2022년 실시한 1·2기에서는 전국 14개 대학에서 약 400명의 학생이 89개 사의 소상공인과 함께 활동했다. 광고학회·광고홍보학회·소비자광고심리학회가 ‘디지털 광고 교육’을 중심으로 참여대학과 교수를 모집한 뒤 대학별 팀을 구성했고, 네이버의 도움을 받아 콘텐츠·브랜딩·검색 광고 등에 대한 교육을 공동으로 운영했다. 이후 실제 지역 소상공인과 팀을 1:1 매칭시켜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광고 효과를 살폈다.
다음 해 활동한 3·4기는 전국 14대 대학에서 약 450명의 학생과 87개 사 소상공인으로 이뤄졌다. 이때는 라이브 커머스를 중심에 뒀고, 지속적인 활동이 충성 고객 증가로 이어지며 간접적인 매출 상승을 견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부수현 교수는 “학생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으나, 어떤 소상공인 대표를 만나느냐에 따라 성과가 많이 좌우됐다”라며 “디지털 전환의 준비가 돼 있고 의지가 있는 소상공인만이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