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서비스업과 제조업 간 성과 차이가 뚜렷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비스업은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된 반면, 제조업 성과는 부진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AI의 확산과 산업·기업 성과의 관계’ 보고서를 발표했다.
SGI가 2016~2024년 뉴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AI지수’와 산업생산지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AI 확산과 산업생산의 연관성이 서비스업에서는 강화됐지만 제조업에서는 약화됐다. 제조업 생산과 AI지수 간 상관계수는 0.79에서 0.54로 낮아진 반면, 서비스업은 0.88에서 0.93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 성과에서도 온도차가 뚜렷했다. 2024년 기준 서비스업 AI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5.0%, 순이익 증가율은 18.9%로 비AI 기업(매출 3.1%, 순이익 3.5%)보다 높았다. 반면 제조업 AI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0.9%, 순이익 증가율은 –2.3%로, 비AI 기업(매출 1.8%, 순이익 4.6%)보다 저조했다. 특히 제조업 AI 기업의 부채비율은 99.1%로 비AI 기업(52.9%) 대비 높아 재무 안정성도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SGI는 이러한 차이에 대해 “서비스업은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절감 등에서 AI 도입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반면, 제조업은 공정·설비 등 인프라 투자가 필요해 초기 비용 부담이 크고, 성과가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제조업 AI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데이터·인프라 축적 및 플랫폼 구축 ▲공공·민간 자금 결합을 통한 안정적 자금조달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체계 마련 등 종합 패키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경희 SGI 연구위원은 “제조업에서의 AI 도입 효과는 아직까지 직접적인 매출 증가보다는 불량률 감소 등 간접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AI 효과를 본격화하려면 산업 특성에 맞는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양수 SGI 원장은 “제조업의 AI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것은 곧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라며 “제조 AI 전환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주요국보다 빠르게 GPU·데이터·인재 등 핵심 역량을 집중해 주도권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