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가공 공정의 막대한 전력 소비 주범으로 꼽히는 냉각 시스템에 ‘프리쿨링 통합솔루션’을 먼저 활용해 에너지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통합 솔루션이 등장,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8일부터 15일까지 열린 K 2025 전시회에서 레글로칠(REGLOCHILL)은 사출 및 압출 성형 라인을 위한 산업용 냉각(Chiller)·드라이쿨러(Dry Cooler)·프리쿨링(Free Cooling) 통합 시스템을 선보였다. 레글로칠은 "효율적인 냉각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용"을 핵심 주제로, 성형공정의 안정성과 에너지 절감 간 균형을 제시했다.
합작 구조와 생산 기반 확립
레글로칠은 냉각장비 전문 기업 인더스트리얼 프리고(Industrial Frigo) 및 레글로플라스(Regloplas)와의 협력 관계에서 시작했다. 알레산드로 노치(Alessandro Noci) 세일즈 매니저는 “양사 간 오랜 협업을 기반으로 2021년 공식 합작 구조를 확립했다”면서, “본사는 이탈리아 칼치나토(Calcinato)에 있으며, 인근 프리고 생산기지에서 레글로칠 전용 라인을 통해 장비를 제조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레글로칠의 장비는 동일 플랫폼이라도 플라스틱 및 고무 산업 환경에 최적화됐다”며 “스테인리스 배관을 표준화하고, 솔레노이드 밸브나 팬 등 핵심 부품을 내구성이 높은 산업용 사양으로 적용해 부식과 유지보수 리스크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냉각·드라이쿨러·프리쿨링 시스템의 통합 운영
레글로칠의 냉각장비 포트폴리오는 공냉식 및 수냉식 칠러(7~1,500kW급)를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필요에 따라 드라이쿨러(90~2,000kW급) 및 프리쿨링 자동 전환 시스템을 조합할 수 있다.
노치 매니저는 “공냉식 칠러는 표준적으로 +15°C 냉수 공급을 기준으로 하지만, 필요 시 –10°C 영역까지 운전이 가능해 금형 냉각, 유압유 관리, 압출 공정 등 다양한 환경에 대응한다”고 전했다. 또한 “드라이쿨러는 폐회로 방식으로 설계돼 개방형 냉각탑 대비 위생 및 환경 리스크를 줄이고, 프리쿨링 시스템과 병행해 에너지 절감형 냉각 인프라를 구현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드라이쿨러와 칠러를 결합하면 외기 조건이 유리할 때는 프리쿨링 모드로 자동 전환돼 냉동기 부하를 줄이고, 필요 시 즉시 칠러 운전으로 전환된다”며, “이 과정에서 팬과 펌프에는 인버터 제어가 적용돼 부분 부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형 공정에서의 효율적 열관리와 확장 적용
플라스틱 성형공정에서는 냉각이 제품 품질과 사이클 타임을 동시에 좌우한다. 금형, 핫러너, 유압유의 온도 균일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표면 결함이나 수축률 편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레글로칠의 냉각 솔루션은 이러한 공정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세 가지 측면에서 설계됐다. 우선, 사이클 안정화를 위해 냉각 모드 전환 시에도 유량과 온도 편차를 최소화해, 생산 중 온도 요동을 방지한다. 다음으로, 에너지 관리 측면에서 프리쿨링 자동 전환, 인버터 제어, 수냉식 선택 등 다양한 현장 조건에 대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생 및 환경 관리를 고려해 폐회로 드라이쿨러 구조를 채택하고, 겨울철에는 자동 중력배수 시스템으로 동결 리스크를 줄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플라스틱 성형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 다이캐스팅, 화학 및 제약 공정 등 고정밀 온도제어가 요구되는 산업으로도 확장 적용이 가능하다.
2027년 유럽 규제 대비: 저GWP 냉매로의 전환 선제적 대응
레글로칠은 유럽에서 2027년부터 적용되는 GWP(Global Warming Potential) 750 이하 규제를 대비해 이미 냉매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노치 매니저는 “현재 주력 냉매로 R513A, R1234ze를 적용 중이며, 친환경 냉매인 프로판(R290) 라인업도 개발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전 세대의 R407C 계열 냉매보다 온실가스 지수를 대폭 낮추면서도, 동일한 출력과 효율을 확보하기 위해 열교환기 설계와 제어 로직을 새로 개발했다”며 “이는 단순한 규제 대응이 아니라,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도 지속가능한 냉각 시스템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시아 시장 진출 방향: 에너지 효율 중심의 맞춤형 전략
레글로칠은 유럽 내 저GWP 냉매 규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아시아 시장에서는 에너지 효율 중심의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노치 매니저는 “아시아는 아직 유럽 수준의 냉매 규제가 없지만, 전력 단가 상승과 탄소 감축 요구로 에너지 절감형 장비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현지 고객 맞춤형으로 프리쿨링+드라이쿨러+칠러 패키지형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그는 “각 국가의 수질, 외기조건, 인프라 수준에 따라 글리콜/무글리콜 방식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온도제어 유닛(TCU)과의 연동성을 강화해 플라스틱 가공현장의 실제 에너지 절감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