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인도 수도 뉴델리의 혼잡한 도심 한복판에 대형 스카이워크를 건설하는 난제를 '디지털 트윈' 기술로 풀어낸 사례가 글로벌 무대에 섰다. 델리 메트로(Delhi Metro Rail Corporation Ltd., DMRC)는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쿠라호텔에서 열린 '2025 Year in Infrastructure and Going Digital Awards'(YII 2025)에서 Structural Engineering 부문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돼 ‘뉴델리역 스카이워크(Skywalk at New Delhi Railway Station)’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행사는 벤틀리시스템즈(Bentley Systems)가 주최하는 글로벌 인프라 혁신 시상식으로, 전 세계 주요 엔지니어링·건설·운송 프로젝트 관계자들이 모여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설계 혁신과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다.
DMRC의 스카이워크 프로젝트는 중앙 델리 중심부 242m 구간을 잇는 보행 통로로, 뉴델리 기차역과 인접한 메트로 역, 다층 주차시설을 연결한다. 인도 수도권 대표 환승 허브 구간의 보행 흐름을 개선하고, 혼잡 완화와 환경적 지속가능성 달성을 목표로 추진됐다.
하지만 도심 한복판이라는 입지 특성상 한정된 공간, 복잡한 교통 동선, 기존 인프라와의 간섭 최소화라는 복합적인 설계 제약이 뒤따랐다. DMRC는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 설계와 시공 계획을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기반 모델링 환경을 구축했다.
프로젝트를 발표한 Aman Khandelwal은 “뉴델리역은 매일 수십만 명의 통근객이 이용하는 복합 환승 거점이기에, 공사 중에도 시민의 이동 동선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안전성과 내구성을 확보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DMRC는 Bentley의 OpenBridge, RAM, STAAD를 활용해 통합 구조 설계 및 분석 워크플로우를 구현했다. 이 디지털 환경을 기반으로 여러 설계 대안을 시뮬레이션하고, 공간 제약에 따른 구조적 적합성을 검증함으로써 설계 변경에 따른 재작업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재료 사용 최적화와 설계 효율을 향상시켜 약 인도 루피 600만(INR 6 million)의 비용을 절감했으며, 콘크리트 사용량도 12~16% 줄여 프로젝트 전반의 탄소 배출량 감축에 기여했다.
DMRC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활용해 설계·시공·운영 간 데이터 연계성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구조물의 하중 분포, 진동, 온도 변화 등 다양한 조건을 가상으로 검토해 설계 품질을 높였으며, 현장 시공 전 단계에서 위험 요인을 예측할 수 있었다.
또한, 설계, 엔지니어링, 건축, 교통계획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협업 중심의 프로젝트 관리 체계를 확립했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도심 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시공 지연과 자원 낭비를 줄이는 핵심 기반이 됐다.
DMRC는 뉴델리역 스카이워크를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닌, 도시 내 보행 접근성을 강화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는 ‘사회적 인프라’로 정의했다. 이 프로젝트는 차량 중심의 도시 구조에서 보행자 중심의 도시로 전환하기 위한 상징적 시도이자, 인도 내 지속가능한 도시 교통 모델 구축의 선도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