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우리나라가 지난 2004년부터 칠레 등 7개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이 우리 경제의 GDP 및 교역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주요국과 FTA 체결 효과 비교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한·유럽연합(EU) FTA가 발효된 지난 7월 이후 대(對) EU 교역량 및 무역수지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회복세로 돌아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정부에 따르면,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FTA 발효 후 100일간 대 유럽 수출이 1.1% 감소했으나 자동차와 석유제품 등 FTA로 특혜품목의 수출이 17% 증가하며 전체 수출 감소분의 상당 부분을 상쇄시켰다.
FTA 특혜품목만으로는 무역수지 흑자가 전년 동기대비 31% 증가해 대 EU 무역수지는 8월 이후 흑자로 전환했다.
아울러 대 EU 수입증가율은 감소세를 보여 FTA로 인한 수입증가효과는 당초 우려보다 크지 않았다고 재정부는 설명했다.
또 2000년부터 10년간 대 인도 교역량은 평균 약 20% 수준으로 증가했으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발효된 2010년 인도와의 교역량은 40.8%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 인도 수출 증가율(42.7%)이 수입 증가율(37%)을 웃돌아 무역수지(48.8%)도 크게 증가했다.
CEPA 발효 후 선박(147%)과 증기발생보일러(357%) 등의 수출이 대폭 늘었으며, 알루미늄의 괴(406%)와 아연의 괴(264%) 등의 수입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칠레와의 교역은 FTA가 발효된 2004년 이후 급격히 증가해 지난해 기준으로 71억달러를 기록했다. 교역량은 FTA 발효 이후 연평균 약 24.1%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34.4% 증가했다.
칠레와 무역수지는 적자지만 2003년 대비 지난해 수출이 420% 증가해 수입 증가율(299%)을 앞지르면서 교역액 대비 무역적자의 비중은 감소했다.
아세안(ASEAN)은 FTA 발효에 힘입어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와의 제2의 교역 상대국으로 부상했다.
특히 무역수지는 올해 9월 누적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31.8% 증가해 올해 대 ASEAN 교역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페루와는 올해 8월 FTA 발효 후 무역수지가 4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가격대체 효과로 우리나라 공산품 수출이 증가한 반면 광물 등 원자재 수입 규모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 페루 교역 품목 중 수출 1위는 자동차이며, FTA 발효 후 합성수지와 철강판 등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재정부는 평가 및 시사점에서 “FTA 체결 국가 및 경제권과의 교역량 및 무역수지 효과 등을 감안할 때 한·미 FTA 등을 신속히 마무리해 우리의 경제영토를 지속적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미 FTA가 발효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한·호주 FTA 협상을 올해 내 마무리하는 한편, 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개별국가와의 추가적인 FTA 협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정부는 특혜관세 활용률이 낮은 한·아세안 FTA, 한·인도 CEPA 등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인증수출자 대상 기업에 무료 컨설팅을 제공하고 ‘FTA 업무활용 매뉴얼’ 등을 작성·배포하기로 했다.
또 ‘해외통관 애로 해소지원단’ 등을 구성해 수출 기업이 해외통관 때 겪는 분쟁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