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난해 1월 8일, 참혹했던 아이티 지진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피투성이가 된 소년을 구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줬던 CNN 앵커, 앤더슨 쿠퍼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세상의 끝에 내가 있다>라는 책을 집필해 또 다시 사람들의 마음을 뜨겁게 하고 있다.
앤더슨 쿠퍼는 미국의 철도왕 밴더빌트 가문에서 태어나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이후, 15년 동안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전쟁, 내전, 재난지역 등을 취재해온 저널리스트다. 위험한 현장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니며 공정한 보도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그의 모습은 재벌3세답지 않은 특이한 행보를 보여준다. 특히 약자의 편에 서서 대통령 및 정부기관 등에게 핏대를 세우며 따져 묻는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최고의 저널리스트며, 가장 존경받는 언론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은 그의 불행한 가족사와 세계적인 대재앙의 참상이 교차되는 고통과 절망, 화해를 생생히 기록하고 있다. 또한 그가 목격한 전쟁과 재난의 비극이 그에게 얼마나 깊은 영향을 주었는지, 왜 그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이끌리게 되는지 그의 절제되고 간결한 문체를 통해 고백하고 있다. 눈물 없는 허탈한 웃음이 더 슬프듯, 작위적이지 않은 묘사가 오히려 강렬하고 충격적이다.
그의 독특한 행보만큼이나 파격적이고, 세상을 향한 진심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우리 시대의 격변하는 사건의 장면 뒤로 우리를 데리고 가서, 이 시대의 가장 존경받는, 미국인들이 가장 신뢰하는, 두려움 없이 앞장서는 기자의 눈을 통해 시대의 이면을 보여준다.
“나의 고통은 그들보다 크지 않다”는 그의 말처럼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더 강한 생존과, 더 강한 행복과, 더 강한 희망을 충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