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세라믹 분말을 소결과정을 거치지 않고 상온에서 코팅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화제다.
재료연구소(소장 강석봉) 분말/세라믹연구본부 박동수 박사팀은 폭 1m 상당을 세라믹 분말로 코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선행연구가 이뤄진 일본보다 우수한 연구 성과로써 세계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술은 금속이나 세라믹, 아크릴 등 다양한 기판에 적용할 수 있고 15~25℃의 상온에서 작업이 가능하다. 집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환경정화용 광촉매 세라믹 코팅이나 임플란트 등에 적용되는 인체 적합성을 높이기 위한 세라믹 코팅, 초음파 진단용 센서 세라믹 코팅, 철판이나 마그네슘의 부식을 막는 세라믹 코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기존의 얇은 막을 코팅하는 방법과 달리 이 기술은 아주 작은 분말을 이용했다. 박 박사팀은 민들레 씨앗이 바람에 퍼지는 것처럼 세라믹 분말이 기판에 잘 붙을 수 있게 진공 챔버 내에서 바람 역할을 하는 이송가스(압축공기)를 이용해 코팅했다.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분말 하나하나가 뭉쳐 새로운 기능을 가지도록 코팅하는 것으로 수십 마이크로미터의 두꺼운 코팅도 가능하다.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기존 물리·화학적 코팅(증착) 공정 시 30분 정도 소요되는 시간을 1분으로 30배가량 단축할 수 있다. 원료인 분말이 높은 온도에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분사 후 진공 챔버에 남은 분말들은 다시 모아 재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코팅하고자 하는 기판의 온도를 높여야 하는 기존 공정과 달리 상온에서 모든 공정이 이뤄질 뿐 아니라 기판과의 밀착성이 뛰어나고 설비도 비교적 간단하다.
연구책임자인 박동수 박사는 “세라믹 분말을 이용한 코팅기술은 일본에서 먼저 시작된 연구지만 이제는 그들이 우리 연구결과를 참조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능성 세라믹 코팅의 국내 시장규모는 연간 6천억 원으로 이 중 5%에 개발된 기술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에너지 및 바이오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박사팀은 생체 활성 세라믹 코팅기술은 임플란트를 제조하는 ㈜덴티움에, 환경 정화용 광촉매 코팅기술은 에스이피에 각각 이전했으며, 양산화가 진행되면 연간 5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