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대한민국 대표 전시장인 코엑스(COEX)가 대규모 리뉴얼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7년 7월부터 전시·회의 시설의 60%가량이 1년 반 가까이 폐쇄될 예정이다. 전시 산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임대 수익 극대화에 눈먼 불통 행정”이라고 지적하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오세희 의원과 한국전시주최자협회·한국MICE협회·한국전시디자인협회·한국전시서비스업협회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코엑스 전시장 대규모 폐쇄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에 따르면, 코엑스를 운영하는 한국무역협회(KITA, 이하 무역협회)는 시설 개선을 위해 내년 7월부터 코엑스 전시장과 회의 시설 약 60%의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이러한 장기 폐쇄 계획이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전시주최자협회 강주용 회장은 “코엑스 리뉴얼 계획은 한국 MICE 산업 생태계를 2년 이상 마비시킬 수 있는 중대한 정책 결정”이라고 꼬집으며 “코엑스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한국 중소기업이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수출 기회를 창출해 온 국가 경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시장 가동률이 급격히 축소될 경우 국제 전시회는 해외 도시로 이동하게 되는데, 한번 떠난 전시회는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라며 “국내 전시회도 국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며, 행사 감소에 이어 중소기업의 판로 축소와 관광·숙박·항공·지역 상권까지 연쇄적 국가 경제 손실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 회장은 “더 심각한 문제는 의사결정 과정”이라며 “산업 이해 당사자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이번 계획은 상생이 아닌 권위 행정이자 졸속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코엑스에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 식 리뉴얼이 아니라 산업을 멈추지 않는 혁신”이라며 “전시 사업을 국정과제로 포함하며 국가 전략 사업으로 격상시킨 현 정부의 국정 방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강주용 회장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임대 수익 극대화에 눈먼 무역협회의 상생을 외면한 불통 행정”이라며 정부와 국회에도 즉각적이고 실효적인 조치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세희 의원은 “시설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뉴얼은 필요하지만, 수출 산업과 전시 컨벤션 산업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라면 당연히 업계 의견 수렴과 피해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준비 기간이 수년씩 필요한 전시 특성상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은 업계의 생존 조건”이라며 “충분한 설명이나 단계적 이행 계획 없이 추진되는 코엑스 리뉴얼 계획은, 업계에 혼란을 초래하고 종사자들과 중소기업을 생존의 절벽으로 내모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기자회견에서 전시 산업계는 ▲무역협회의 코엑스 장기 폐쇄 계획 전면 백지화 ▲정부·국회 주도의 업계와 무역협회 간 공개 협의체 즉각 구성 ▲코엑스 리뉴얼 불가피 시 대체 전시장 확보 및 산업 피해 최소화 대책 우선 마련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