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만 19세 이상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연말모임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의 63.7%는 연말모임이 직장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것 같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연말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선택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61.5%에 달했다. 또한 10명 중 4명 정도(37.9%)는 연말모임에 나가서 재미있는 척을 할 때가 많다고도 응답하여, 연말모임 참석에 대해 심리적인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말모임에 따른 경제적인 부담감도 연말모임 계획자의 58.7%가 느낄 만큼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말모임에 들어가는 비용이 아깝다는 인식(전체 32.8%)도 작지 않은 수준이었다.
보통 연말이 되면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면서 괜스레 들뜬 분위기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경제불황이 가져온 ‘무게’ 때문인지 적어도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연말 특유의 ‘들뜬’ 분위기를 좀처럼 느낄 수가 없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 따라 직장 내 연말 모임도 그 형태가 변화하는 추세이다. 가급적 연말 모임을 자제하는 편이며, 연말 모임을 갖더라도 ‘부어라, 마셔라!’ 외쳐대는 음주 일변도의 회식을 지양하는 대신 간단한 저녁과 문화공연 관람으로 대체하는 방식을 지향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l연말모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12월이 즐겁고 재미있는 달이라고 느끼는 직장인이 34.5%에 불과한 것도 눈에 띄는 결과였다. 크리스마스와 연말로 설레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다른 해보다 연말 분위기가 나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이 절반이 넘는 51.2%(비동의 9.3%)로, 장기불황시대에 접어든 사회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l하지만 대부분(91.2%)의 직장인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 모임을 계획하고 있었다. 주로 연말모임을 함께하는 대상자는 회사 동료/선후배(69.8%, 중복응답)와 친구(64%)였으며, 가족(44.8%), 학교 동기/동창(36.1%), 동호회(26.2%) 모임을 계획한다는 의견이 그 뒤를 이었다. 아예 연말모임을 계획하지 않은 직장인들은 모임에 나가도 별로 재미가 없으며(45.5%, 중복응답), 나가봤자 술만 마시며(45.5%), 모임 참여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39.8%) 꺼리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l한편 각 연말 모임의 필요도와 기대도는 이와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연말모임은 친구(82.4%)와 연인(77.8%), 가족(71.3%)과의 모임이었으며, 회사 동료/선후배(60.3%), 학교 동기/동창(51.4%), 동호회(38.5%) 모임의 필요성은 덜 느끼는 것으로 편이었다. 연말모임에 대한 기대감의 크기도 연인(97.9%)과 친구(96.4%), 가족(93.4%) 모임이 매우 높았다. 반면 회사 동료/선후배(49.6%)의 모임의 기대도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사되어, 의무적이고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연말 모임에 대해 상당히 거부감이 많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l연말모임은 함께 하는 대상에 관계 없이 ‘외부 음식점’ 또는 ‘술집’에서 주로 모이지만, 가족모임의 경우에는 집에서 모임을 많이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패널(panel.co.kr)이 실제 가장 선호하는 연말모임 장소도 외부 음식점(75.1%, 중복응답)과 술집(47.9%)이 대부분이었다. 외부음식점과 술집 이외에는 일반 뷔페(37.2%), 송년회장(25.9%), 호텔뷔페(25.3%), 공연장(23%), 호텔/ 모텔 등의 숙박업소(21.9%)를 연말모임 장소로 선호하는 의견이 많은 편이었다.
l외부 음식점과 술집, 일반 뷔페를 모임 장소로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통적으로 ‘편안하고’, ‘비용 부담이 적어서’ 주로 선호하기 때문이었다. 반면 호텔뷔페는 연말이나 특별한 날 아니면 갈 기회가 별로 없으며(68.2%, 중복응답), 가장 연말 분위기가 나기 때문이라는 응답(57%)이 많았으며, 뮤지컬과 콘서트 등의 공연장과 호텔/모텔/펜션 등 숙박시설은 남들과 다르게 특별한 연말을 보낼 수 있어서 선호한다는 의견이 각각 67.7%, 47.8%로 높은 특징을 보였다.
l한편 연말모임에서 당연하게 이뤄지는 음주에 대해서는 약간의 가벼운 술 정도는 분위기에 도움이 돼서 좋다고 생각하거나(54.3%), 마시고 싶은 사람만 마시는 자유가 있으면 괜찮다는 의견(38.3%)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에 비해 거부하는 사람 없이 다같이 마시는 분위기가 좋다거나(2.1%), 다같이 술을 안 마시는 분위기여야 한다는(5.3%) 극단적인 의견은 적은 편이었다. 다만 연말 모임에 술을 많이 먹고 취한 사람을 보면 이해가 안 간다는 의견이 46%에 달해, 역시 분위기에 취해 과하게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시각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