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글로벌 경제는 잠시 쉬어가는 국면
소비지표에 나타난 미국 경기 활력 감소
IBK투자증권의 예상대로 3월 미국 소매판매지수는 시장 컨센서스(MoM, 0.0%)를 크게 하회한 -0.4%를 기록했다.
지수 산출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및 관련 부품 판매분이 전월대비 0.6% 감소했고, 단일 품목으로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가솔린 주유소 판매분 역시 전월대비 2.6% 감소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당초 3월 중 가솔린 가격 상승세가 상당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주유소 판매분(판매분=판매액ⅹ판매량)이 소매판매의 급격한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판매액 상승에도 불구하고 판매분이 감소한 점을 미루어 볼 때 3월에는 가솔린 판매량이 그만큼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유소 판매량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소매판매지수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가솔린 수요가 대부분 운송 차량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솔린 판매량 감소는 그만큼 차량 운행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량 운행이 줄었다는 것은 미국 내 물류, 관광, 그리고 신규 차량 판매가 모두 둔화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결국 미국 경제 전반에 활기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 9월 QE3 시행을 전후해 빠르게 회복되던 미국 경제가 2분기 이후 조정될 가능성이 여러 지표상에서 확인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로 ▲작년 3분기 QE3 시행과 4분기 소비시즌이 맞물려 고용과 부동산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빠르게 개선된 경제지표의기술적 조정, ▲작년 3분기 이후 급락한 엔화 가치에 대한 부담, ▲유로존 및 미국 재정·금융위기 상존 등을 들 수 있다.
IBK투자증권은 2분기 미국 경기 회복 본격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2분기 이후에는 상기 요인들이 점차 완화되면서 4분기부터 다시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 가능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지표, 부동산을 중심으로 계절적 조정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QE3 시행 이후 가장 눈에 띄게 개선된 지표는 부동산 지표이다. 2012년 6월 29에 불과했던 NAHB HMI(주택시장지수)는 올해 1월, 47까지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건축허가건수와 주택착공건수 역시 작년 12월에 각각 90.9만건과 98.2만건을 기록해 200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90.0만건을 상회했다.
이후 HMI는 3월에 44까지 하락했고 주택착공건수는 2월에 91.7만건까지 감소했다. 여기에는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건설 수요의 증감은 고용시장과도 맞물려 있다.
노동부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3월 비농업 고용자수는 8.8만명 증가하는데 그쳐 전월 25.4만명에 크게 못미친 것은 물론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 선을 하회했다.
특히 작년 10월 이후 꾸준히 증가하면서 2월에 4.9만명까지 신규고용을 창출했던 건설부문 고용이 3월에는 1.8만명 증가에 그쳐 도소매 유통업과 함께 건설 수요 감소가 고용 부진에 한 몫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HMI 세부 하위항목을 보면, 헤드라인 수치가 2개월 연속 하락하는 동안에도 향후 6개월 전망지수는 2개월 연속 상승하며 3월에 기준선인 50을 상회했고, 잠재고객지수 역시 2월에 하락했으나 3월에는 다시 상승해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면 미국 주택시장 개선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2분기 중반 이후에는 부동산 지표 개선이 다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실제로 주택착공에 선행하는 건축허가건수는 1월에 90.4만건에서 2월에 93.9만건으로 크게 증가해 건설경기가 여전히 활발한 회복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도 불편한 엔화 약세, 조금씩 완화될 것
미국 2분기 경기 둔화를 이끄는 두 번째 요인은 엔화 약세이다.
작년 11월 일본 자민당 정권이 재집권 한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일본 경제 부활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고,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이를 시장에 확인시켜줬다.
덕분에 이후 엔화는 빠르게 절하됐는데, 작년 10월 초 달러당 77엔~78엔 수준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 4월 3일 일본은행 금융정책회의 직전 93엔 수준까지 상승해 약 19% 절하됐다.
신흥국도 아닌 세계 3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선진국 통화가 이처럼 단기간에 20% 가까이 절하되는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 4월 금정위에서는 양·질적 완화라는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정책을 발표해 현재 엔/달러 환율은 4월 12일 현재 달러 당 100엔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엔화 약세는 당연히 미국에게는 악재성 이벤트에 해당한다. 87년 플라자 합의의 원인을 제공한 것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일본 제품이 미국 내에서 갖는 경쟁력은 상당하기 때문에 엔화 절하를 통한 일본 제품 수출 경쟁력 강화는 미국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엔화 절하가 미국 무역수지에 부정적인 영향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은 최근 무역수지 데이터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원유 수입을 제외한 상품수지 추이를 보면 작년 하반기 이후 적자 폭이 다시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미국 소비시즌 효과에 따른 수입수요 증가와 함께 엔화절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달러당 100엔선을 경계로 엔화의 추가적인 절하 가능성은 당분간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4월 금정위에서 일본은행이 상당히 적극적인 정책을 내놓은 영향으로 당분간 엔화 절하를 이끌 만큼 강력한 정책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하반기 이후 재정 축소를 본격화하는 미국 경제 역시 엔화의 절하를 좌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엔화는 현 수준은 90엔대 후반에서 일정 기간 정체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 경제에 대한 악영향 역시 추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로존 실물경기 회복, 3 분기 이후 가시화 기대
IBK투자증권은 지난 보고서 (2분기 시장 리스크 요인은 유럽 문제가 될 듯-2013.4.1)를 통해 2분기에는 키프러스와 이탈리아 문제가 2분기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한바 있다.
이탈리아는 연정 구성에 결국 실패하면서 재총선 실시가 불가피해졌고, 키프러스는 Plan B까지 내놓는 진통 끝에 구제금융 지급 합의에는 성공했으나 앞으로 실제로 지급되기 전까지 예상치 못한 노이즈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사이에 있었던 EU 재무장관 회담에서 키프러스 100억 유로 구제금융 지급이 승인됐으나, 지난 그리스의 예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분할 지급되는 구제금융의 특성상 과정에서도 트로이카와 갈등을 빚을 수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재총선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재총선이 실시된다면 올해 가을 정도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2분기는 키프러스와 이탈리아 문제가 간헐적으로 리스크 부각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런 문제가 어느 정도 봉합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 이후에는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 발표된 유로존 2월 소매판매지수는 전월대비 0.3% 감소하였으나 전년비로는 1.4% 감소에 그쳐 6개월 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경제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독일 소매판매가 2개월 연속 증가해 미약하나마 유로존 실물경기 회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금융권 신용경색도 완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EU가 조사한 금융권 대출 서베이에 따르면 향후 신용기준이 대체로 완화될 것이라는 답변 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물론 엄격해 질 것이라는 답변도 증가했으나 이는 작년부터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긍정적인 평가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런 금융기관의 태도 변화는 유로존 GDP의 55% 가량을 차지하는 소비와 18% 가량을 차지하는 투자 항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경기 회복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 문제는 키프러스와 이탈리아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동시에 금융조건 완화 효과가 가시화되는 3분기 중 금융시장과 실물경기에 영향력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른 유로화 약세 완화 역시 미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 미국, 2 분기 조정 일시적이라는 견해는 유효
경기선행시계 상 현재 미국 경제는 원점에 머물러 있다. 다시 말해 다시 확장 국면으로 들어설 수 있을지 아니면 둔화 혹은 침체 국면으로 들어설 것인지가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길목에 들어와 있다는 의미이다.
현재 대외 여건이 미국 경제에 유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며, 따라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QE3 조기 종료, 혹은 규모 축소 논의는 현재로서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작년 하반기 이후 올해 2월까지 미국 경기 회복을 QE3 시행에 따른 부동산 경기 회복과 여기서 이어진 일자리 회복에 따른 민간 소비 및 기업 투자가 이끌었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엔화 약세 속도 완화와 중국 및 유로존 실물경기 회복 가능성 가시화 등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강화가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 다르다.
미국 경제가 내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외 여건 안정에 의한 회복 탄력은 작년 하반기 이후 나타난 소비 개선에 따른 회복 속도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나 2분기 조정이 일시적이라는 견해는 유효하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