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베트남으로부터 배우는 숨어있는 경제

[산업일보]
오토바이에도 우리가 몰랐던 경제학이 숨어있다. 오토바이 하면 떠오르는 국가는 베트남이다. 베트남 가운데서도 호찌민시가 가장 많은 오토바이를 보유하고 있다.

코트라 호치민 무역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등록된 오토바이 수는 약 4천300만 대에 달한다.

베트남에 오토바이가 증가한 이유가 궁금해지는 데 사실상 자동차 세금이 높아 상대적으로 낮은 오토바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도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베트남인들의 경제사정에 적합한 오토바이는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이용에 대한 불편함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정부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자동차 산업을 육성할 방침이어서 자동차 운전자가 늘어나는 건 시간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은 출근이나 근거리 이동 시 기동성이 좋은 오토바이를 더 애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도로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넘쳐나고 있다. 오토바이로 인해 달라진 문화는 바로 소비문화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신속한 배달서비스가 생겨났다. 한국의 배달 앱과 같은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고, B2C 관점에서 택배발송하는 데 오토바이를 활용하고 있다.

노점상 문화도 오토바이 이용자들에 최적화 됐다. 오토바이 노점의 경우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대, 좋은 길목에 자리해 물건을 판매하거나 커피나 음료수, 거리 음식이 즐비하다. 베트남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환경에서 특별한 장치나 냉방시설이 없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기에 충분하다.

현지인들의 경우 태양에 검게 그을린 피부를 흔히 볼 수 있다. 덕분에 긴팔 옷이나 햇빛차단 의류, 마스크 시장이 발달돼 있다.

이외에도 Tripadvisor의 XO Tours를 보면 여행객을 위한 맞춤형 오토바이 관광상품도 있다.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입은 여성이 오토바이 뒤에 외국인 관광객들을 태우고 도로를 주행하면서 도시 곳곳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색다른 경험이었다는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단순히 오토바이를 대여해주던 방식에서 생각을 조금만 돌렸더니 관광수입원이 된 케이스다.

VNREVIEW에 따르면 오토바이가 많아지면서 오토바이 택시 UberMOTO(우버모토) 서비스가 등장했다. Uber가 베트남의 길거리 오토바이 택시 Xe ôm(쎄옴)에서 착안해 만든 서비스다.

쎄옴은 거리 측정 미터기가 없어 구두로 가격을 흥정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이나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객의 경우 종종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때도 있다. 그에반해 UberMOTO는 서비스 이용료가 고객에게 정확히 안내된다. 이전에 쎄옴 기사와 가격 흥정으로 소비자가 겪던 불편함을 최소화 시킨 덕에 점차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코트라 호찌민 무역관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B2C비즈니스를 하는 한국 기업들은 현지 소비자를 이해하고 오토바이 문화 특성을 살펴, 사업에 어떻게 접목할 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