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조품 판매하는 이커머스 기업에도 책임 물을 수 있나

[산업일보]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이커머스(e-Commerce)'가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최근 발표한 '美, 모조품 판매 이커머스 기업에도 책임 묻는 법안 추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모조품 판매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3월 2일, 미국 하원 의회에서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제3자가 판매하는 모조품에 대해 해당 이커머스 기업도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일명 ‘SHOP SAFE Act of 2020’ 법안은 모조품의 실제 판매자와 해당 온라인 플랫폼이 위반사항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이 법안이 하원과 상원 의회 통과를 거쳐 대통령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기존 상표법의 '상거래 시 상표권 등록 및 보호’와 관련된 제32조에 해당 법안 내용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은 편리한 만큼, 궁극적인 판매자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 모조품을 구매할 위험성이 높은 편이다. '이커머스의 호황'이 해당 법안을 발의하게 된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Statist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인지도 1위를 차지한 플랫폼은 Amazon(81%)이었다. 다음으로는 eBay, Walmart.com, Macys.com, Kohls.com, Etsy 등이 뒤를 이었다.

모조품 구매 위험성이 있는 플랫폼에 관한 물음에는 73%의 소비자들이 eBay를 꼽았다. 최근에는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Ali Express와 Alibaba도 모조품 구매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인지도 1위의 온라인 쇼핑몰 Amazon에서도 수많은 중국산 모조품이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미국의 뉴스 미디어 CNBC는 중국산 모조품으로 인한 미국 소상공인들의 피해에 대해 보도했으며, 트럼프 정부 역시 이러한 모조품 판매를 저지하기 위한 대응책을 펴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의 발표에 의하면, 2018년 동안 압수된 모조품 중 약 90%는 중국 본토 혹은 홍콩발 제품이었다.

이러한 이커머스 상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커머스 기업들의 책임 역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게 된 것이다.

현재까지는 온라인에서 제3 판매자에 의한 모조품 판매가 적발되어도 이커머스 플랫폼은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보편적으로 온라인상 모조품 판매자의 실제 신원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상표권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법안이 이커머스 기업들의 책임 범위를 매우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Amazon이나 eBay와 같은 이커머스 기업들도 적극 협력해 모조품 퇴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KOTRA 우은정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미국 내에서 이커머스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거나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 중인 한국 기업도 이 법안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며 '미국 의회의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관련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