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 “4차 산업혁명은 융합혁명, 정부의 과학기술 이해가 우선”

[산업일보]
“우리 정부와 정치권에는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경제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사람이 예상 외로 굉장히 많다. 이런 것들이 바뀌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 정부 및 정치권 인사들의 과학기술 이해도가 높지 않음을 지적하며, ‘융합 혁명’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개최한 ‘제180회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에서 주제 강연을 맡은 안철수 의원은 mRNA 백신 개발 스토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과 제도 개선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 키워드를 발표했다.

안 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충격을 받았지만, 과거와 달리 매우 빠르게 백신을 개발해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mRNA 백신이어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기존의 백신들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약화시켜서 만든 것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은 mRNA 자체를 활용한 백신이다. mRNA는 만들기는 쉽지만,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 한계를 LNP(Lipid Nano Particle, 지질나노입자)를 통해 극복하고, 빠르게 백신을 생산할 수 있었다는 것이 안 의원의 설명이다.


바이오 기술(mRNA)과 나노 기술(LNP)의 ‘융합’을 통해 만들어진 코로나19 백신을 ‘융합의 상징’이라고 한 안 의원은 단순히 기술의 융합만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적절한 뒷받침을 했기 때문에 백신 개발이 성공할 수 있었음을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걸림돌이 될 만한 규제나 법규가 있는지 조사해 미리 철폐하고, 백신 개발 기업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기 때문에 개발에 수년이 걸리던 백신이 1년도 안 돼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이 스토리가 주는 시사점은 자유로운 융합 연구가 가능한 나라, 정부와 정치가 과학기술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앞으로 흥한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각 분야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웬만한 성과들은 거의 다 만들어냈다. 이제는 분야의 경계에서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4차 산업혁명은 ‘융합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안 의원은 정책과 제도 개선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 키워드로 ▲자유 ▲공정 ▲사회적 안전망을 꼽았다.

현재 한국의 산업구조가 “관치경제와 신자유주의가 최악의 상태로 조합한 상황”이라고 진단한 그는 “한국 경제가 살아나려면 기업과 창업자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했다.

또한, 실력만으로 스타트업이 중견기업이 되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이 될 수 있도록, 공정한 거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의 독립성 및 권한을 강화하고, 이와 함께 투명성의 책임을 지운다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시장을 만드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마지막으로는 기업이 도덕적으로 문제없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다면 다시 기회를 주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개인의 실패를 사회적 자산화 하는 것이 사회 전체로 볼 때 더 이익이라는 것이다.

안 의원은 “그동안 모든 정부가 기업의 자유를 빼앗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거나 사회적 안전망을 만드는 일을 하지 않았다”며 “지금부터라도 정부의 역할을 세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새롭게 규정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