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과 스킬 중심 조직 전환, 한국 기업 경쟁력의 새 틀을 짠다

[산업일보]
AI 기술 확산과 스킬 기반 채용 전략이 국내 기업의 경쟁력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 간 활용 수준의 차이와 인재 수급의 불균형은 디지털 전환의 속도 차를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내 기업들은 인공지능(AI)을 핵심 동력으로 삼아 생산성과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결과에서도, 전체 기업의 78.4%가 AI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 활용률은 30.6%에 그친다. 특히 제조업의 AI 활용률은 23.8%로 서비스업(53%)에 비해 현저히 낮아, 산업 간 디지털 전환 수준의 간극이 여전히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활용 격차에도 불구하고 다수 기업은 AI가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92%가 AI를 업무에 활용 중이며, 이 중 43%는 높은 투자 수익률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인력이 보다 전략적인 과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AI 도입의 효과는 기업 규모에 따라 편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대기업과 업력이 오래된 기업일수록 생산성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으나, 중소기업은 인프라 제약과 AI 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제한적인 성과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AI 기술의 확산은 인재 채용 패러다임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한국 내 기업 리더의 77%는 학력이나 경력보다 AI 관련 실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더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스킬 중심의 채용이 확대되면서 실질적인 업무 역량이 인재 선발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시장이 요구하는 AI 역량을 갖춘 인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IT 전문매체 CIO는 글로벌 기업들이 AI 인재 확보를 위해 채용 기준을 완화하거나, 내부 직원의 리스킬링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사내 교육 프로그램과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 분야의 실무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워크데이의 '글로벌 스킬 현황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해당 보고서는 '한국의 비즈니스 리더 80%는 스킬 중심 조직 전환이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97%는 기획과 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핵심 역량으로 꼽았다. 특히 45%는 현재 가장 부족한 역량으로 의사소통과 팀워크 같은 사회적 스킬을 지적했다. 또한 리더의 65%는 반복적인 업무를 AI로 대체함으로써 스킬 기반 인재 전략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AI 기술과 스킬 기반 전략의 접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속 가능한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장기적인 인재 육성과 조직 문화의 혁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기술은 수단에 불과하며, 구성원 참여와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체계적인 리스킬링이 뒷받침될 때 생산성의 질적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