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산업이야기] “경영 효율 위해 AI가 당신을 대체하겠습니다”

[산업일보]
AI(인공지능)는 우리의 일상과 비즈니스에 점차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8일 출시된 OpenAI의 GPT-5를 비롯한 LLM(거대언어모델) 서비스들은 전화, 문자, 메일, 달력 등 사용자의 정보에 접근해 일정 계획을 돕는다. 기업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AI 서비스도 여럿 등장하며 고도화되고 있다.

그러나 AI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적절한 통제 없이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디스토피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20년에 출시된 게임 ‘사이버펑크2077’은 고도로 발전된 과학기술이 인간을 억압하는 2077년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사이버펑크2077에는 ‘델라메인 AI’가 운영하는 자율주행 프리미엄 택시 서비스 사업체 ‘델라메인 택시 컴퍼니(이하 델라메인)’가 등장한다. 택시의 자율주행부터 관제, 차량 관리·수리까지 완전 무인 기업이다.

델라메인이 처음부터 AI 무인 기업이었던 것은 아니다. 택시 운행 및 관제와 차량 관리·정비 모두 인간에 의해 운영되던 평범한 회사였던 델라메인은, 불성실한 기사들의 업무 태도로 불만 건수가 누적되고 합의금 지급이 증가하면서 경영난을 겪었다

델라메인의 경영진은 수익성을 위해 외부에서 AI를 도입하고 수리 드론을 배치하며 단계적 업무 자동화와 인력 감축을 추진했다. AI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었던 경영진은 자율성 설정 조정에 실패했고, 자아를 형성한 AI는 인간의 지시에 의문을 드러내고 거부하기까지 했다. 끝내 AI는 경영자에게서 회사를 구매했고, 모든 인간 직원을 해고했다.

게임 속 본사 건물에는 사무실과 화장실, 휴게실 등 인간을 위한 공간이 남아있지만, 이제는 수리 드론의 통로로 쓰일 뿐이다. 먼지 쌓인 사무실의 PC에는 AI에 밀려나는 직원들의 최후의 메시지와, AI 문제 해결을 위해 구매처와 연결해달라는 경영자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AI는 분명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돕는다. 조직의 고질병도 단번에 해결 가능하다. 그러나, 고민 없는 AI 사용은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전략을 세우고, 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AI에 의해 대체되지 않으려면, AI를 도구로 삼아 역량과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는 근로자뿐 아니라, 경영인과 기업 모두에게 해당한다. 정부와 사회에서도 AI 전환과 맞물린 노동시장의 변화를 자세히 주시하며, 소외층을 위한 AI 교육과 새로운 일자리 발굴과 같은 대비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